육아일기,육아상식 2005. 6. 16. 13:46

재서의 두려움을 보고...

어제 회사에서 저녁을 먹고 엄마와 통화를 하는데 오후 늦게 천둥 번개 친 이후로 재서가 엄마를 꼼짝을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왜 그러냐니깐.. 요 녀석이 밖에서 천둥 번개가 치니 엄마한테 찰싹 달라붙어 목을 끌어안고는 절대안 놓고 한 팔을 떼니 다른 한팔로 목을 끌어 안고 또 다른 쪽 팔을 떼니 저쪽 팔로 끌어 안고... 그 짓을 몇 번하는데 우스워 죽는 줄 알았다고 하셨다.

머스마가 이렇게 무서움을 많이 타서 우짜겠냐 하시는데 아직 아기인데 당연히 무섭지... 대답하고 끊고 나니 그 장면이 상상이 가 웃음이 킥킥 났다.

두려움이라는 걸 알고 또 지 딴에 표현할 줄도 알고.. 아... 이 무슨 유치한(?) 뿌듯함이람...

물론 아주 아기때야 울음으로 두려움을 표현했겠지만 사실 잘 느껴지지 않았는데 이젠 두렵다고 돌보는 사람니한테 찰싹 붙어서 안심할 줄도 알게 되다니!

퇴근 버스를 타고 연신 그 장면이 떠올라 혼자 미소지었다.

요즘도 가끔 그럴때가 있는데나는 날이 어둑어둑지는 저녁 무렵 집 밖에 있으면불안해진다. 뭐라 딱 꼬집어 얘기할 수 없는데 두렵고 막 불안하고 그렇다. 여행가는 걸좋아하면서도 저녁 즈음의 그 불안함 때문에 어딜 가는게 맘에 걸릴때도 종종 있고 막상 집을 떠날 날짜가 다가오면불안함이 더 심해진다.

그런데 신기한게 집에 있으면 하나도 그런 맘이 안든다.

그런 막연하고 원초적인두려움, 불안함 같은건곰곰 생각해보니 재서 같은 아기때부터 있는 것이고커갈수록 없어지긴하나 아예 없어지진 않는것 같다.

어쩌면거슬로 올라 올라가면 엄마 몸 속에서 떨어져 나온 두려움이 아닐까..

사람과 사물을 인식해 갈수록 엄마, 아빠 가족이 있음으로 위로를 받고 안심되어지고 하는 것 같다.

내가 느껴왔던 저녁 무렵의 두려움을 결국은 집, 가족, 엄마 아빠가 있기 때문에 안심을 할 수 있게 되었듯이 재서에게 나와 재서 아빠가 그런 존재가 될 것이다.

우리 엄마 아빠가 나한테 그러했듯이 말이다.

존재 하는 것만으로 안심이 되는...

땅을 딛고 서고 걷고뛸 수 있듯이 부모는 자식에게 땅과 같은 존재이지 않을까?

땅이 없는 상태에서 걷는다면 얼마나 불안할 것이며 관심사는 온통 안정을 찾는데 집중되어 아무 일도 하지 못할 것이다.

아하! 어미는 땅, 아비는 하늘에 비유하는 것이 그래서인가?

남들은 여자는 애기 낳으면서 엄마를 이해하게 된다고 했는데 나는 철이 없어 그런지 잘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재서를 키우면서 짧지만 8개월 동안 부모 자식간이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지 느껴지고 부모님을 다시 생각하게 되곤 한다.

한때 세상을 다 안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참 부끄럽고아이를 통해 세상의 새로운 측면을볼 수 있게 된 것 같아 자식을 보고 배운다는 말을 매번 실감하며 산다.

- 2005년 6월 16일 재서 엄마 -

'육아일기,육아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26] 요즘의 재서  (5) 2005.10.26
[10/19] 따라쟁이 재서 율동하다  (0) 2005.10.19
오랜만에 손 놨던 블로그....  (0) 2005.02.17
11월 3일. 엄마가 쓰는 일기  (0) 2004.11.04
초보아빠 1주일 일기  (0) 2004.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