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리스트
글
<현명한 부모는 아이에게 배운다>중
부제는 '현대 부모들을 위한 노자의 지혜'이다.
이 책은 참 널널하고 수월하면서도 어렵다.
1시간안에 다 읽을 수 있는 반면 그 내용을 가만 곱씹어볼라치면 한도 없는 내용이다.
어릴때 한때 유행하던 '매직아이' 같은 느낌이다.
눈에 보이는 무수한 동그라미들을 그냥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이걸 가까이서 째려보면 그 동그라미들 속에 다른 글자나 그림이 숨어 있는...
이 책은 그런 책 같다.
이름표를 붙이지 마라
p24.
어떤 것이 좋다고 가르치면
아이들은 다른 모든 것은 나쁜 것이라고 부른다.
어떤 것이 아름답다고 가르치면
아이들은 다른 모든 것은 못생겼다고 본다.
어려운 것은 '어렵다'고 말하고
쉬운 것은 그냥 '쉽다'고 말하라.
어려운 것을 피하거나 쉬운 것을 찾지 마라.
그러면 아이들은 자기 자신에게서 배운다.
성공이나 실패라고 이름 붙이지 말고
결과는 그냥 '결과'라고 해라
그러면 아이들은 두려움에서 자유로워지는 법을 배운다.
탄생은 '탄생'이라고 하고
죽음은 '죽음'이라고 말해라.
선과 악으로 보지 마라.
그러면 아이들은 생명에 익숙해질 것이다.
아이들 키우면서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엄청 노력했다.
그나마 공기 좋은 곳으로 이사를 왔고, 농약을 치지 않는 먹거리를 주는 어린이집을 찾아왔다.
재서 낳고부터 TV도 훨씬 덜 보고 아이에게 주는 음식은 생협을 가입해서 되도록 생협에서 구입한 걸 아이에게 해줬다.
시중에서 파는 과자, 아이스크림, 음료수는 거의 사주지 않았고,
가끔 놀러갈때, 할아버지 할머니를 만나러 갈때등 일상적인 아닌 특별한 날에 사주도록 노력했다.
여섯 살이 된 지금도 아직 사이다를 못마신다.
그런데 작년부터 재서 나름 생각을 갖추기 시작할 무렵부터 조금씩 고민이 생겼다.
아이가 몸에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에 대한 판단을 하기 시작했다.
밥상앞에서 '이건 몸에 나쁜거지~?' '이건 몸에 좋아. 많이 먹을래.' 이런 말은 보통으로 하고
엘리베이터에서 치킨 배달하는 아저씨를 보고는 '몸에 안좋은 음식을 파는 나쁜 사람' 이라고 말했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가르는 일을 자주 하는데, 이런 습관이 아이의 가치관이나 성격, 태도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이 드니
과연 이게 맞는 길인가 의구심이 들었다.
다른 엄마들에게 이런 고민이 있다고 하니,
초등학생을 둔 엄마들은 대부분이 그런 가치 판단이 올바른건 아닌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좋고 나쁨 이외의 다양한 특성들이 있는데,자칫 모든 걸흑백논리화하는 가치관을 가질 수 있고
집에서 부모가 계속 어떤 걸 좋고 나쁘다는판단을 계속 아이에게 이야기한다면
아이가 크면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어야 하는데,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이 없어지지 않겠냐고 하셨다.
예를 들어 자극적이고 성적인 유행가를 초등학생이 즐겨 부른다고 집에서 엄마가 제지를 한다면
아이는 집에서는 안부르겠지만 바깥에서 더 부름으로 해방감까지 갖지 않겠냐..
또는 그 판단을 계속 부모에게 의지하게 되지 않을까하는...
그럼 어떻게 하면 좋겠냐니 말로는 줄이되 그냥 일상적인 행동으로 부모가 보여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고 하셨다.
그 다음부터 이건 나쁜거. 절대 먹으면 안돼. 이런 식이 아니라 조금만 먹자. 다 나쁜 건 아니야.
뭐 이런 식으로 유도해왔는데 여전히 어렵다.
어제 오랜만에 일찍(?) 저녁 9시에 집에 온 재서 아빠가 센베이(?) 과자를 재서에게 주려고 사왔다.
아빠 어릴때 먹었던 과자라고 재서한테 주고 싶었다고 샀다고 전화에서부터 들떠 있는 목소리였다.
그동안 계속 늦게 들어와서 아이들 얼굴도 제대로 못보고 주말에도 거의 같이 시간을 보내지 못해
재서에게 미안해하고 있던 차에 아마 설레는 마음으로 그걸 사서 재서한테도 샀다고 전화로 미리 알려줬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걱정부터 됐다. 당연히 그 성분이 미국산, 중국산일테고 몸에 좋지 않을텐데 싶어서
이미 산 줄은 모르고 전화로 "안돼!" 했다.
머리를 자르고 재서랑 올라오는 길에 재서 아빠를 만나 같이 올라오는데,
재서에게 대뜸 줘서 그때 부터 걱정하는 소리를 했다.
조금만 먹어라. 많이도 샀다....
집에 들어와서 본격적으로 뜯어서 먹으니 엄마가 놀라서 그 과자 먹지 말라고 하셨다.
(평소 몸에 좋은 음식만 먹이는려는 걸 아시므로... 물론 별로 마음에 안들어하신다)
나는 또 "재서야! 조금만 먹자."
이런 잔소리를 계속 해대자 재서 아빠가 과자를 싹 들고가 버렸다.
과자에만 온통 신경이 곤두서있다가 그때서야 재서 아빠가 상처를 받았겠구나 생각이 퍼뜩 들었다.
그제서야 사과를 했지만 받아주지 않았다.
재서가 중간에 아빠한테 가서 히히거리며 중계를 해준다.
"재서야,엄마가 미안해 하는데 아빠가 안받아주네"
"아빠! 엄마 미안하대. 사과 안받아줄꺼야?"
"응!"
"엄마! 아빠가 안받아준대"
"오늘 안에 안받아줄꺼야 하고 물어봐"
"아빠! 오늘 안에 안받아 줄꺼야?"
"응! 오늘은 안받아줄꺼야"
'칫.. 재서는 마음 안풀고 재우지 말라고 해놓고선...'
재서도 눈앞에 있는과자를 못먹는데 대한 불만이 쌓였을테고,재서아빠도 상처를 받았다.
지금 생각해보니재서아빠가 사온 과자를 펼쳐놓고
과자를 좋아하는 외할머니까지 온 식구가 둘어앉아 옛날 이야기도 해가며 과자를즐겁고 맛있게 먹었다면
그게 더 행복하고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육아일기,육아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 [8개월]수연 성장 일기 (0) | 2009.09.02 |
|---|---|
| <현명한 부모는 아이에게서 배운다> 중 (0) | 2009.08.29 |
| [6살]마주이야기 (0) | 2009.08.20 |
| 재서의 마음 (0) | 2009.07.16 |
| [6살]낙타가 털이 난 이유는? (0) | 2009.07.07 |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