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육아상식 2009. 7. 16. 12:33

재서의 마음

어제 재서는 코엑스아쿠아리움 먼나들이를 다녀와서 바로 집으로 왔다.

집에 와서도 낮잠을 안자서였는지 9시쯤 내가 집에 가니 눈을 비비며 졸려했다.

수연이 재우느라 누워 있는데 며칠동안 양치질 하지 않은게 생각나서 양치질 오래 안한것 같다고 양치질 할래? 했더니

안그래도 오늘할머니랑 양치질하기로 약속했다고 했다.

계속 수연이 젖주며 재우고 있는데 한참 누워 있더니

"엄마랑 양치질할꺼야. 지금 하자"

"엄마 지금 수연이 재우잖아.. 할머니랑 해"

"싫어! 엄마랑 해~"

"양치질 하기 싫어서 그래? 엄마가 말했지. 이 썩어서 아프면 엄마가 대신 못 아파준다고."

갑자기 소리 지르며,"양치질 할꺼라고!"

수연이가 화들짝 놀라서 대답을 안했다.

그런데 계속 누워서 눈을 스르륵 감는 거다.

"재서 잘꺼야?" 했더니

또 소리를 버럭 지르며 "나 보지마!!" 한다.

그 소리에 놀라 수연이 울고 수연이 다독여 다시 재우는데 또 눈을 감고 아예 엎드려 자는 것이다.

그걸 보고 있는데 갑자기 눈을 떠서 나를 쳐다보며 "할꺼라고!! 나 보지 마랬잖아!" 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할머니가 쫓아와서 재서를 데리고 나갔는데, 나는 웃음이 나왔다.

예전에 나 어릴때도 공부나 뭐 엄마가 시킨 일, 근데 나는 하기 싫지만 하려고 폼 잡는데

엄마가 자꾸 하라 하라 잔소리하면 그게 하기 싫어지며 엄마탓을 했다.

그리고 나를 못 믿고 감시하는게 무척 자존심? 상했었다.

요즘 재서가 화를 내는 이유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주로 자존심 상할 때나 자신이 어른과 차별을 당한다고 느낄때화를 내고 있다.

양치질 하려고 하는데 계속 하라며 감시당하는 일,

자기는 TV를 꼭 볼것만 보는데 아빠는 잔소리하면서 정작아빠는 실컷 TV 본다던지 등등

엄마나 아빠가 말한거랑 다르게 하는 행동을 유심히 보고 기억했다가

자신이 불리해질때 그 카드를 내밀며 자신도 괜찮다는 식으로 넘어가기도 한다.

짜식 많이 컸다는 생각도 들고, 앞으로 더욱더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또 수연이에 대해 아주 많이 너그럽다.

자기 몸을 슬쩍 스치기만 해도 예민하게 굴었던 녀석이 수연이가 머리를 끄잡아댕기고 팔을 꼬집어도 가만 대어준다.

자신이 공들여 만든 블럭을 아빠가 잘못해서 망가뜨릴때는 불같이 달려들지만

수연이가 손대서 망가지면 괜찮다고 한다. 또 만들면 된다고 한다.

자기가 가지고 놀고 있는 걸 수연이가 유심히 보고 있으면 그걸 수연이한테 준다. 헐~

뭐 항상 다 그런건 아니지만 열번중 아홉은 모두 수연이에게 양보다.

이렇게 변하게 된 이유가 뭘까.

아니 재서는 원래 이러이러한 아이라고 단정했던게 잘못된 건 아닐까.

재서에게 동생에게 양보하라거나 형의 의무를 강요하진 않았다.

단지 수연이가 재서를 많이 좋아한다고수연이 행동이 꼭 지 오빠를 닮았다고 많이 이야기해준게 조금 영향을 끼쳤을까.

실제로도 수연이는 오빠가 있으면 오빠에게만 눈길이 가 있고,

하는 짓도 얼굴도 재서랑 많이 닮았다.

돌아가신 외할머니께서는 '아~들은 원래 클때까지 열 벌 변한다'고 하셨다.

열 번도 아니고 열 벌이니 달라지는 정도가 아마도 사람 자체가 확 바뀌는 정도인 것 같다.

6살재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어떤 존재이고 싶어 하는 생각도 생기고

그래서 그게 채워지지 못했을때 자존심 상해하기고 하지만

동생을 품을 수 있는 마음도 점점 생기고 있다.

부모가 해줄 일은 열 벌 변하는 동안 그게 부모 마음에 차지 않을지라도

기다려주고 믿어주고 사랑을 불어넣어주는 일 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