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육아상식 2008. 10. 31. 12:53

[49개월]대화

어제 오랜만에 재서 데리러 어린이집에 갔었다.

같이 차를 타고 나오면서 방향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지난주 이마트서 1+1 하길래 차안에 각목 냄새가 빠지질 않아 같이 향기 맡아보고 재서가 골라서 사다놨었다.

"어? 복숭아 향기 나네?"

"응.. 엄마가 갖다놨어. 향기 좀 쎄지? "

"응! 복숭아 향기 쎄다. 이런 향기가 코로 들어가 몸으로 들어가면 디게 안좋은데? "

"아 그래? 그럴까? 안그래도 엄마 눈이 좀 따갑더라."

"응! 이런 쎈 향기는 몸에 들어가면 눈병 나거나 안그래도 병에 걸린다?!" (안그래도 병이란다.. ㅋㅋ)

"아 그래 재서야? "

"응! 이런거 몸에 안좋아! 눈에 들어가서 눈병나거나 머리아프거나 몸에 몸병이 날 수도 있다?!"

"그럼 어쩌지? 이거 새거라 버리면 아까운데... "

좀 생각하더니 "그럼! 거기에 물을 붓거나 멜라닌이나 색소 안들어간 과자를 좀 넣어두면 돼!" (엥?? 웬 과자?)

"과자? 과자를 넣으면 향이 덜 세져? "

"응! 멜라닌이나 색소가 안들어간 몸에 좋은 과자를부셔넣어야 해! "

쫑알 쫑알~ 쫑알 쫑알~

맞장구를 쳐주니 원래 옛날부터 그러는거였는데 엄마는 그걸 몰랐어? 하며 희한한 이야기를 해가며 잘도 쫑알거린다.

거의 대부분 재서 상상속의 이야기인데, 그걸 원래 그런거야 원래 그런게 있거덩? 하며 말을 계속 지어낸다.

그냥 냅둔다고 거짓말쟁이가 되지는 않겠지?

8시경 밥먹고 가온이네 집에 작아서 못입는 옷 얻으러 갔다 오니 재서 아빠랑 잘 놀고 있다.

10시가 다 된 시각이라 재우려고 들어가니 아빠가 따라 들어오며 재서 사탕하나 먹었다고 했다.

양치질하자니깐 또 책 한권 읽고 하자고 시간을 벌려한다.

빠르게 책 한권 읽어주고 양치질하자니깐 잠은 오고 하기 싫으니 짜증을 내기 시작..

어릴때는 여러 이야기로 꼬셔서 시키려고 했는데, 요즘은 좀 커서 이가 썩어 아프면 엄마가 대신 아파줄 수 없고

재서 혼자 아파야 하는거라며 엄마도 어려서 이 아파봤는데 진짜 아프더라고 냉정하게 말해주고 있다.

재서 이니깐 재서가 선택하라며 하기 싫음 하지 말라고 했더니 더 짜증이다.

"그럼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엄마 말은 다 사실이고, 재서가 선택해."

"1번, 재서가 이를 닦는다. 2번, 엄마가 빨리 샤사삭 닦아준다. 3번,오늘은 그냥 안 닦는다. 4번, ....."

한참 말이 없이 입을 삐죽거리며 앉아 있길래 계속 말 없이 앉아 있어 줬다.

"더 좋은 방법 있어? 재서가 생각해봐"

또 한참을 심각하게 앉아 있더니 슬그머니 손가락 두 개를 편다. 2번이란다. ㅋㅋㅋㅋ

순간 2번이 뭐였는지 까먹었는데 "엄마가 샤샤삭 빨리 닦아준다? " 물어봤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2번 해줄께."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다행히 좋게 해결했다.

지난 번에도 이런 방법이 잘 먹혔던 적이 있다.

PET에서 마지막 시간에 배운 욕구 갈등시 쓸 수 있는 방법인데, 가끔 고집피울때 써먹어보니 재서한테 맞는 방식 같다.

고집이 좀 있는 재서한테는 자기의 말을 들어준다고 인식하게 해주고 엄마의 의견을 말해주고

서 너 가지 방법을 제시한 다음 선택을 재서에게 맡기도록 하는게 시간이 좀 오래 걸리긴 하지만 잘 맞는다.

단점이라면 급할땐 못 써먹는다는 거다. ㅎㅎ

재서 자는 동안 아까 재서와 했던 대화를 재서아빠가 해준다.

새로 산 호기심 과학동화 중 공룡이 나오는 팝업북이 있다. 손힘이 좋은 팝업북류가 재서손에 온전할 리 없다.

조금 잡아 당겨봤는데 빠졌는지 책 밖으로 공룡 머리가 쑥 빠져 있다.

"아까 재서가 당기다 빠졌어. 그러면서 '아빠 이거 중국에서 만든건가봐' 그러더라" ㅋㅋㅋ

"아니야 재서야, 중국산 아니고 중국에서 만든거라고 다 안좋진 않아" 그랬더니

우리 나라 박사님이 잘못 만든거구나 하더란다. 그러다 또 중국산일꺼라 했다가

아니라고 하니 우리나라 박사님이 잘못 만들었다고 계속 중얼 중얼거렸단다.

잘 부서지고 이 안맞는 플라스틱 장난감 부서질때 확인해보면서 어른들이 하는 소릴 흉내내는거다.

중국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의 이런 인식때문에 싫어한다던데, 아이들 앞에서 무심코 하는 얘기가 아이에게는 강하게 인식될 수 있는 것 같다. 주의해야겠다.

'육아일기,육아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50개월]혼자서 외롭게 살아!  (0) 2008.11.04
둘째 이야기  (0) 2008.11.03
[48개월]날라가버린 연휴  (0) 2008.10.06
[47개월]북클럽 두 번째 책들  (0) 2008.09.25
<아이의 손을 놓지마라>  (0) 2008.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