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육아상식 2008. 9. 17. 12:54

[47개월]미운 다섯살

최근 재서의 상태가 이대로 두면 안되겠다 싶게 아주 거칠어졌다.

아침에는 회사 가지 말라고 눈물을 흘리며 다리를 붙잡고 어린이집에서는 예전보다 밝아지고 명랑해졌다고하는데

집에 오면조그만 일에도 자주 화를 내고 많이 화가 나면 손에 닿이는 걸 집어 던지거나 때리거나 소리 지르면서

나쁜 소릴 해댔다.

조금씩 심해지고 있었다고 생각했었지만 최근 심하게 거칠어져서

나의 대응도 갑자기 명령하고 위협하고 큰소리를 내게 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물론 그러고도 수그러지기는 커녕 빈도는 더 잦아졌고 행동은 더 심해졌었다.

자주는 아니지만 어느 선을 넘는다 싶을때 낮은 소리로 눈빛만으로도 제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물론 감정에 대한 공감은 충분히 해준 후)

요사이는 그마저 통하지 않으니 아이의 마음과이어지는 끈이 끊겼다는 불안감도 커졌었다.

그고민을 어린이집 게시판에 올렸는데 고민을 적으면서 한번 더 되돌아 보게도 되었다.

그리고여러 아마들이 조언을 해주셨는데거의 이미 알고 있는 원칙들이었다.

언제나 그렇듯'알고 있다'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나 원칙을 되뇌이며 원칙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이

훨씬 더 어렵고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았다.

그리고커가면서 느끼게 되는 여러 감정들중 특히 화, 분노, 슬픔 이런 것들을 어떻게 표현하게끔 해야하는건가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재서와 같이 읽을 만한 수준은 많지 않고 대부분 초등학생 대상이었다.

일단 내용을 보니 감정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무조건 억누르거나 부정하게끔 하는 것은 좋지 않고

그로 인한 나쁜 행동에 대해서는 아이가 확실히 알게끔 지도하라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이번 추석 연휴기간 동안 최대한 힘을 내어 놀아주면서 그런 상황이 오면 확실히 말해주려고 벼뤘다.

재서때는입에도 대지 않았던 커피를 철분제 외 뾰족한 영양제도 못먹는 터라 아침마다 커피를 반잔씩 마셨더니

아침 7시에 일어나서 같이 놀자는 녀석과 놀고 먹이면서 버틸만 했다.

중간에 한번 거친 행동이 나와 힘이 세어져 기를 쓰고 버팅기는 재서를 질질 끌어 방에 앉혀놓고

울음이 잦아들기를 조금 기다린 후 이야기를 꺼냈다.

사실 요즘 재서의 감정을어느 정도까지를 공감해주고 어느 선까지를 그어줘야할지 헷갈렸다.

왜냐하면 거의 모든 상황이 화를 낼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전혀 공감이 안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얘긴 할 수는 없고 세 가지를 말해줬다.

화가 날때는 방에 들어가 조용히 왜 화가 났는지 생각할 것.

화가 난다고 다른 사람들 특히 할머니를 손으로 때리거나 물건으로 위협하지 말것.

화가 날때 물건을 던지지 말 것.

앞으로 화난다고 때리거나 물건을 던지면 엄마는 재서를 혼낼것이라고 강조해줬다.

연휴 나흘동안 친가에 갔다가 다음날 미술관, 그리고 어제는 재서가 요즘 좋아해서 항공대내에 있는 항공우주박물관을

다녀오면서 역시나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랫니를 앞으로 쑥 내밀며 화를 내곤 했지만

심한 행동은 많이 수그러들었다.

그런 행동 나올때마다 상기를 시켜줬더니 효과가 있는 듯했는데 앞으로 유지시키는게 중요할 것 같다.

어딜 다녀오면서엘리베이터에서 운동가시는 중년 부부를 만났다.

재서더러 몇살이냐고 물었더니 이 녀석 아주 경계의 눈빛으로 말 없이 손만 다섯을 펴낸다.

웃으시면서 네 얼굴에 다섯살이라고 씌여있다. 하셨다.

요즘은 미운 일곱살이 아니라 다섯살로 내려왔다시면서 다섯살, 일곱살, 초등4학년때 아주 미울것이라고 얘기해주시면서

허허 웃으시면서 내리셨다.

미운 다섯살...

정말 말썽을 피울만한 일만 골라하는 것 같고 감정의 기복도 아주 심해서 좀 떨어져서 봐주지 않으면

아이의 감정 기복에 어른이 휘말려 전혀 제어가 안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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