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육아상식 2008. 3. 3. 12:39

[42개월]여러 이야기

재서 아빠가 일하다가 무릎을 심하게 긁혀 상처가 난걸 재서에게 보여주며 물어봤단다.

"재서야.. 아빠 다쳤어. 아팠겠지? 호~ 해줘"

"괜찮아.. 좀 지나면 괜찮아질꺼야. (손가락을 보여주며) 나도 여기 아팠는데 괜찮아졌어."

"아니야.. 많이 다쳤어. 재서가 호 해줘"

"그럼 한 밤 자고 나면 괜찮아져~~"

하며 끝까지 호~해주지도 않았단다.

남자아이들 워낙 공감능력이 낮다고는 하지만 재서의 말을 들으니 재서한테 보여줬던 내 모습인 것 같아 많이 뜨끔했다.

좀 더어릴때 아이를 달래 주느라 조그만 상처에 큰 소리로 우는 아이를빨리 진정시키려고 했던 말인데

그 행동 그대로 남에게 하는 걸 보니... 정말 잘못된 아이는 없다. 잘못된 부모가 있을 뿐이란 말이 실감이 났다.

그때 아픈걸 공감해주지 않고 이성적으로 대하는 엄마가 얼마나 서운했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게 미안해졌다.

지난 토요일.

아파트 동 사이 응달은 아직 서늘한데도 모래 놀이에 빠졌던 재서를 겨우 꼬드겨 집으로 들어가는데,

멀리서 요술샘이 큰 소리로 "재서야!!" 하며 가까이 오셨다.

목욕탕 가는 길이셨는데 재서 잠바가 보여서 달려 왔다며 오랜만에 만나서 반갑다며 재서에게 말을 거는데,

이 녀석 눈도 안 맞추고 대답도 안한다.

요술샘이 이것 저것 물어보고 손만지고 하는데도 외면하는데, 너무 미안하고 무안했다.

요술샘이 마지막날 자는 아이들 보고 나오셨다고 하는데 아마도 그것때문에 삐진 것인지...

세심하고 정답게 경계심 많은 재서를 어린이집에 적응시켜준 첫번째 선생님인데, 이 녀석 너무 매정하다.

지나보면 사람 난 자리 안다는 것처럼 요술샘 보는데 내가 눈물이 나려 했다.

어떤 계획이 있어서 그만 두시는지는 끝까지 알지는 못했지만,

세심하게 아이들을 잘 파악해주시고 돌봐주신걸 뒤늦게야 고마운 걸 깨닫고 잡아보려고 했지만 너무 늦었던 것 같다.

올라오면서 재서한테 슬쩍 물어봤지만 대답은 하지 않고 딴짓거리이다.

이별이 슬픈걸 아직은 모를 나이인가? 모르겠다.

어린이집에서 아마 별명으로 부르기로 했다.

엄마 아빠 별명을 지어야 하는데, 재서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장난인지 어쩐지 재서가 지어준 별명은 아빠 '꽃님이', 엄마 '번개' 이다.

뒤바뀐게 아니다. ㅋㅋ

다시 물어봐도 확고하다. 그러면서 지 아빠한테 달려가서 "꽃님이! 꽃님이! "하며 낄낄거린다.

엄마가 왜 번개냐고 하니깐 "빨리 오니깐".

퇴근이 늦는 편인데 왜 빨리 온다고 하는지는 모르겠다.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말일지도 모르겠고...

어쨌든 예쁜 '꽃님이'란 별명을 썩 싫지는 않은 듯 재서가 지어준거니 '꽃님이'로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터전 별님이가 새끼 낳았을 때 별님이 새끼에게 재서 혼자 '꽃님이'라고 불렀던 걸 재서 아빠는 아직 모르고 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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