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육아상식 2008. 1. 21. 12:21

[40개월]창피해

요즘 재서가 자주 하는 말 중 하나가 "창피해" 이다.

어른들한테 인사하라고 해도 뒤로 숨거나 고개를 약간 숙이며 "창피해" 하고

어린이집 안가겠다고 해서 왜그러냐고 물어봐도 "창피해" 한다.

알긴 알지만 익숙한 공간 익숙한 사람들이 아니면그 조잘거리던 입도 꼭 다물어버리는 경향이

좀 더 뚜렷해진다.

요술샘 말씀으로는 어린이집에서도 그렇다고 한다.

큰 형아들과 섞이는 일이 있을때는 요술샘 손을 더 많이 잡으려고 하는데

샛별방 아이들과 요술샘만 있을 때는 얼마나 수다스러운지 모른다고 하신다.

좀 큰 아이들을 둔 엄마들은

그러다가 조금 있으면 할말 못할말 못가리고 아무한테나 집안일까지 소상하게 이야기하고 다녀서 걱정할 날이 올꺼라며

걱정 말라고 한다.

부끄럽다는 감정을 느끼게 되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한다.

어쨌든 우리와 있을때는 얼마나 수다스러운지 귀가 따가울 정도이다.

어제는 인천 큰고모댁에 갔다가 오는 길에 달이 나온걸 보더니

"엄마 달에 얼굴이 있네요"

"어? 무슨 얼굴"

하며 달을 쳐다 보니 달이 뽀얗게 밝지 않고 약간 거무스룸하니 얼룩이 있는 듯하다.

"어 그러네 얼굴같다" 일단 맞장구 쳐주니

"그런데 표정이 무서워 보여요"

"그래? 무서운 표정같이 보이니?"

"예! 달님한테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그러게... 무슨 일이 있나? 왜 무서운 표정일까?"

"달님한테 괴물이 나타났나봐요"

"진짜! 괴물이 무서워서 그런가..."

"엄마 달님한테 무서운 늑대가 나타났나봐요"

"응.. 이번엔 늑대가?"

"네! 늑대가 달님한테 으렁! 했나봐요 그래서 달님이 무서워서 저런거예요!"

"그래.. "

"늑대가 아마 사다리를 타고 달님한테 갔을꺼예요"

"사다리! " ㅋㅋㅋㅋ

"네~ 하늘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사다리 말이예요"

끊임없이 조잘댄다.

보통 집에서 자기 전에도 책을 몇 권 읽어주고 나면 엉뚱한 외국나라 이야기며

괴물 이야기며 구름 이야기며 전혀 앞뒤 맞진 않지만 한참을 조잘대다가

혼자 땅을 치고 웃다가 침 튀기며 동의를 구하다가 그러다 지쳐서 잘 잔다.

한편으론 현실속의 다른 사람들과 구분되는 자아를 의식하고

다른 한편으론 또상상속에 사는 나이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