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육아상식 2007. 12. 6. 12:50

[38개월]자연과 교육


결혼전 서울 인사동에 있는 무슨 철학아카데미를 다닌 적이 있었다.
지금 다른건 잘 기억나질 않는데(-_-;) 강의 중 교수님이 지나가는 말로

자기집 아이들을 보면 순자의 성악설이 맞는 것 같다고 했던 말이 기억이 난다.
인간은 기본적 욕구에 있어서는 이기적인게 본성같다고...
아들 두 놈이 있는데 먹는거며 장난감이며 뭐든 서로 자기가 좋은거 자기가 많이 가지려고 맨날 싸운다면서...

처음 재서를 낳고서는 그 교수가 아이에 대해 잘 관찰하지도 않고 잘 모르기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이기적인 본성은 경쟁상대가 있을때와 욕구의 대상이 많아지면 더욱 드러나는 것 같다.
아주 어린 갓난쟁이야 배부르게 먹고 따뜻하고 사랑받는 욕구만 채워지면 천사다.
그런데 한살 한살 나이가 들어갈 수록 갖고싶은 것들도 다양하고

어떤 상황에서 다른 사람으로 받고 싶어하는 사랑의 표현도 좀 더 다양해진다.
거기다 그 즈음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니게 되면 그런 욕구가 커질 무렵 경쟁대상도 많아지니이게 확 드러나는 것 같다.
어떨땐 욕심으로 어떨땐 심술로 어떨땐 거친 놀이로 어떨땐 남들보다 더 큰 목소리로...

재서의 행동도 요즘 점점 뭐랄까 몸짓에서나 목소리에서나 행동들이 커지고 조금 거칠어지기 시작하고 있다.
이건 커가면서 겪는 과정일수도 있고, 남자아이기 때문에 더 드러나보이는 것일 수도 있고,
어린이집 누나 형아들의 모습들을 보고 따라하는 것일 수도 있는 복합적인 것이다.

공동육아 관련 책에 있는 글들을 보면 자연은 좋은 선생님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처음에는 자연과 멀리하고 숨막히는 아파트촌에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인간에게 해로운가?
그러니 자연만 가까이 있고 농약을 치지 않는 유기농음식만 먹고 성격까지 파괴적으로 만드는 나쁜 과자, 사탕류를 안먹이면
정말 자연이 선생님이고 그 환경 자체만으로도 내 아이는 잘 자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자연이 과연 사람의 선생님이 될 수 있나?
자연속에 마음껏 뛰어놀고 가르치지 않으면 아이들이 스스로 자기 앞에 맛있는 음식을 다른 친구와 사이좋게 나눠먹고
친구가 가진 장난감이 좋아보일때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나눠할 수있나?
그런건 아닌것 같다.

물론 자연속에 뛰어놀고 길가에 핀 꽃하나로 사계절을 깨닫게 되는 좋은 교과서임에는 틀림없지만,
제 살기위해 아랫단계 생명들을 잡아먹고 먹을 것이 없을때는 서로 싸워 잡아먹기도 하는 것 또한 자연이다.

어떤 사내 교육을 듣던 중 강사가 하는 말이,
오스트레일리아에 가보니 지하철에 표를 넣고 들어가는 게이트 없더라는 것이다.
물론 돈을 내지 않고 공짜로 지하철을 탈 수 있는 나라는 아니다.
신기한건 거기서 아무도 무임승차하는 걸 보지를 못했다는 것이다.
이건 사람들은 당연히 돈을 내고 지하철을 탈 것이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사람들은 게이트가 없다면 당연히 돈을 내지 않고 지하철을 탈 것이라는 기본으로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다.

규칙이 없는 곳에서는 규칙이 잘 지켜지고
규칙이 있는 곳에서는 규칙이 잘 안지켜지는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런데 그 없는 규칙이라는게 진짜 없는것이냐? 그게 아니다.
그건 규칙이라고 말할수도 없는 그 많은 사람들 하나하나의 생각과 삶속에 스며있기 때문에

규칙이라고 불려지지 않을뿐이다.

이건 단지 거기 있을뿐인 자연만으로는 불가능한 것이다.
아주 어릴때부터 인간 본성인 악이 드러날때 제대로 교육해줄 어른들의 몫이다.
가정 교육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유치원, 어린이집에서 선생님들이 해줘야할 부분이 큰 것 같다.


가정과 어린이집에서 서로 방식과 수위를 맞춰 나가야할 것 같은데 공동육아는 과연 그런 어른들의 합의가 있는가?
공동육아 관련 책들에 많은 글들이 있지만 아직 그런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아직도 주변만 뱅뱅 돌고 있는 날라리 조합원이라 확실히는 모르겠으나

그나마 다행인것은 그런 채널이 항상 열려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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