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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앞에서는 찬물도 못 마신다더니..
어제 퇴근해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어린이집 땡땡이 친 재서가 종일 집에 있어서 힘이 팔팔 남아도는지
입이 한시도 안붙어 있었다.
계속 떠들어대는데, 건성으로 대답하며 낮잠을 못잤다는 수연이 깨는데만 온 신경을 쓰며 빨리 밥을 먹고 있었다.
"할머니 별명은 뭐로 지을까? 소나무 어때? 하하하하~ 참나무는 어떨까? 킬킬킬~ "
뭐가 웃긴지 한마디하고 넘어가듯 웃곤 했다.
"참나무는 서윤아빠 별명인데?"
"아 그래? 낄낄낄낄"
"음.. 그럼 나쁜년으로 할까? "
순간 깜짝 놀라서 정색을 하며 재서를 노려봤다.
"재서야! 그거 욕이야! 그런 나쁜 말 어디서 배웠어! 응??"
내가 너무 정색을 해서 재서가 당황해했다.
"안양 할머니가 수연이한테 그렇게 말했는데? "
컥!!
순간 나도 당황했다.
뭐라고 말을 해줘야 어른은 해도 괜찮고 아이는 해서는 안된다고 말해도 재서가 납득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솔직히 말해줬다.
"재서야.. 할머니가 나쁜 말 하신거야. 다음부터 그렇게 말씀하시면 엄마가 하지마세요~ 할테니깐
너도 누구한테도 그런 말 쓰면 안되는거야 알았지? "
내가 당황하는 걸 눈치챘는지 약속하자는 말에 또 느물느물 약속을 안하고 보골을 채운다. -_-;;
애들 앞에서는 찬물도 못마신다더니..
나쁜 년 이전에 아빠한테 쁜 놈이라고 했다가 야단 들었다.
하지만 재서아빠도 장난치면서 나쁜 놈이라고 말한 적 있다.
아빠가 정색하며 이야기하니 대꾸를 못했을 것이지만,앞으로 커가면 분명 대꾸할 것이다.
왜 아빠는, 엄마는, 할머니는 되고 나는하면 안돼? 이러면서 달려들 것이다.
아빠한테 직접은 아니지만 TV 보는 문제도 하루에 1시간만 보자고 제기했다가 당장 "아빠는?" 하고 되물었다.
아이는 어른이 하는 말을 보고 배우는게 아니라 어른이 하는 행동을 보고 배운다는 말을 절감한다.
그게 아이뿐이랴... 어른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의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사람을 판단하는데, 모방의 천재들인 아이는 오죽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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