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육아상식 2006. 8. 30. 12:19

[23개월]사내 아이가 되어가는 재서

전에 살던 집에서는 엄마가 아침에 나가도 아빠가 나가도 잘 울지 않고 꾸벅 인사까지 잘 하던 재서가 이사를 온 후로는 식구가 나가면 서럽게 잘 운다.

아침에도 일찍 깨서 내가 출근할때 그만 눈이 마주치자 달려 나와 안겼다.

'엄마 회사 갔다 올테니깐 할머니랑 잘 놀고 있어?' 하니 '으응 으응~' 하면서 도리질을 하고 울려고 해서 할머니가 데리고 나와 엘리베이터에서 빠빠이를 했다.

좀 있다 약수터 가자는 소리로 꼬셨다.

아무래도 아직 아는 사람도 없고 종일 할머니랑만 있으니 그런가보다.

어제는 전에 살던 아파트로 온 고지서를 같이 잘 다니던 할머니께 보관해달라고 부탁해 그걸찾으러 가느라

오랜만에 병점엘 가셨는데, 버스를 내리자 마자 익숙한 듯 냅다 달려서 입구까지 달려 가면서 좋아라 했다고 한다.

어린 것도 익숙한 곳이 편하고 좋은 것은 아는지.. 아니 더 잘 알겠지?

나도 사실은 이사온 곳이 공기나 사람들이나 더 좋은 건 알겠는데 아직 익숙지가 않아 어색함을 많이 느낀다.

재서의 줄세우기가 요즘은 발전을 해서 쭉 늘여세우지 않고 띄엄 띄엄 세우거나 떨어진 두 개를 잇거나, 또는 2차원의 뭔가를 만들어가고 있다. 말을 좀 해야 그걸 말해줄텐데 블럭으로 어떤 면을 만들어 놓고 '어! 어! 어어어~' 하며 손짓 발짓을 하는데 나는 그게 도통 뭔지 모르겠다.

색깔도 좀 더 명확하게 인지하는 것 같다. 블럭은 특히 크기가 달라도 같은 색깔끼리 묶어서 뭘 만들거나 책을 볼때도 다른 장에 있는 같은 색깔을 찾는걸 즐겨한다.

색깔 뿐 아니라 많이 봐왔던 책을 들춰보고서는 같은 그림 찾기에 열중한다.

앞 뒤 표지에 내용중에 있던 그림이 조그맣게 있으면 그걸 발견하고는 큰 목소리로 '어! 어!' 하며 신기해한다.

회사내 커뮤니티에서 어떤 분이 소개해 준 <구석구석재미있는세상 - 운송수단> 그림책은 쇼파나 스툴에 펼쳐놓고서 놀다가도 가서 서서 그 그림을 한참 들여다본다. 그런데 자기가 펼쳐놓은 페이지를 넘겨놓거나 책을 덮어놓거나 다른 곳에 치우면 난리가 난다. 자다 깨서도 그 자리에 가서 확인하는데 그걸 모르고 지난 주말에 자는 동안 청소한다고 다 포개놨다가 울고 불고 또 한바탕 난리가 났다. '까칠한 녀석... -_-;;'

이젠거실에 있는 높은 미끄럼틀 계단도 잘 오르락 내리락하고 옆으로도 올라갔다 또 계단으로도 내려오기도 한다. 올라가다 미끄럼틀 옆 안전바(?) 같은데 대롱 대롱 매달리기를 하면서 '어어~ 어~' 하면서 자길 보라고 한다. ㅋㅋ

두 돌이 다가 오니 정말 부쩍 달라지는 것 같은 재서이다.

그나 저나 책 읽어주기 너무 힘들다고 책을 그만 사라고 선포하신 할머니를 거역하고 <호기심아이>를 대여했는데 큰일이다. 내일이면 올텐데... 주말에나 풀어야겠다. 그 다음주는... 에라~ 모르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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