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육아상식 2006. 9. 6. 23:11

[23개월]달님을 기다리는 재서

재서가 자는 방 창문으로 밤 9시가 넘으면 한동안 달님이찾아왔었다.

신나게 놀다가도 어둑어둑해지면 직접 방에 불을 끈다.

불을 끄면 창으로 칠보산의 어두운 실루엣만 보인다.

이걸 무서워 하더니 어느 날 부터 누우면달님이 창문으로 보이는 걸 알고 직접 불을 끄려한다.

달님이창문 가에서 서서히 창문 중앙으로 오는 걸 무슨 사연이 있기라도 한듯넋을 잃고 쳐다 보다가

잠이 들곤 했다.

구름이 달님을 가렸다 다시 보였다 하는 걸보고 재서가 좋아하던 <달님 안녕>에 나오는 대사를 쳐주면

'아아아아~~?' 하고 댓구하면서 무척 좋아했는데, 며칠전부터 구름에 가려 안나오더니

오늘 밤엔 급기야 방향을 틀어서 재서방에 찾아오지 않고 위로 넘어가 버리고 있다.

퇴근 후 돌아오니 한 시간이 넘도록 불끄고 누워서 뒹굴 뒹굴 창문을 바라보며 '아아아~?' 하고 묻는데

그게 달님을 기다리는 것 같다고 할머니가 귀뜸해주셨다.

내가들어가니또 안겨서 베란다쪽으로 가자고 했다.

비스듬히 아파트 위로 넘어가고 있는 달님을 보며 좋아했다가 자리에 누으면 달님이 안보이니 또

창문을 가리키며 '어어어어~?'한다.

'응.. 재서야 달님이 이제 재서 창문에 놀러 안오고 우리집 위로 지나가나봐' 이 소리를 열 번도 넘게 해줬더니

시무룩한표정으로 뒤척거리다 결국 잠이 들었다.

그게 사실이더라도 좀 더 다른 표현으로 해줬어야 했던 걸까?

이런 무뚝뚝하고 센스없는엄마..이제서야 좀 미안해진다.

달님은 치카치카 안하는 아기를 싫어한다고 꼬셔서 양치질할때 잘 써먹었는데... 아쉽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