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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개월] 9월 어느 주말
9월 9일 토요일
오전에 비가 오다가 오후에 맑게 개었다.
금요일 저녁에 일찍 자서 새벽부터 깬 재서가 심심했는지 먼저 장난을 걸어온다.
내 안경을 빼면 '어? 재서가 안보여!' 하고 눈을 감고 재서 얼굴을 더듬더듬 거렸다 안경을 껴주면
'엇! 재서 찾았다!' 이래 주니깔깔깔 넘어간다. 끝도 없이 장난치잖다.
안녕을 빼서 숨겼다가 베란다로 던졌다가 깔깔댄다. 안경을 껴주면서는 얼굴을 바로 앞에 대고 눈을 마주치고또 깔깔대고 웃고...
토마스 기차는 기차가 부러져서 못쓰고 기찻길이나 몇 번 잇다가 재미없어 관두고,
어릴때 산 레고 블럭은 한창 쌓기에 재미들었을때 잘 써먹다가 가짓수도 많지 않고 만들만한것도 별루 없어 시들하고.. 가베는 놀라고 풀어놓고 이것저것 섞어놓으니 없어진 것도 많고...
뭘 새로 살 생각을 말고 있는거 관리해서 요모 조모 잘 써먹어야 할텐데 엄마가 게을러 가만보니 가지고 놀만한게 별루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그렇게 책에 매달리는 건지도 모르겠다.
낮잠 한 숨자고 오후에는 날이 개어 아파트 단지내 보행자 도로로 산책을 나갔다. 비가 와서 길마다 물웅덩이가 군데 군데 있으니 웅덩이 찾아내느라 여념이 없다. 큰게 나오면 '우와~' 하고 작은게 나오면 손으로 작다는 표시를 한다.
올라오다 단지내 상촌 초등학교에 들렀는데, 재서가 놀만한게 별루 없어서 그냥 나오려다 아쉬워서 유모차로 운동장을 한바퀴 돌려고했다. 운동장 끝에 폐타이어로 쭉 이어져 있어서 내려줘봤더니 웬걸 여기서 1시간을 논다. -_-;
아파트내 미끄럼틀 같지 않게 미끄럼틀도 내 키를 훌쩍 넘고도 남을만큼 높은데 거길 거꾸로 올라가겠단다. 손으로 받쳐줄만큼 받쳐준 후 내려 오라하는데 들은 척 만척 신나게 올라갔다가 계단으로 내려 온다.
어찌나 간이 떨리는지... 무섭지도 않은지...
둥그렇게 되어 있는 철봉, 그냥 쭉 길다랗게 올라가도록 만든 철봉에도 대뜸 올라갔다가 내려왔다가, 대롱 대롱 매달리기도 한다.
나는 내가 어렸을때도 무서워서 잘 안놀았던 곳인데 재서는 제법 익숙하게 잘 논다.
6살짜리 형아가 와서 재서랑 제법 잘 놀아줬는데 조금 있다가 그 애 할머니가 오셔서 '저게 동생이라도 있으면 안심심해할텐데 혼자 노는걸 보면 불쌍해~' 하시는데 할머니가 오시기 전에 그 애 혼자 놀고 있는걸 보니 불쌍해 보였다.
머슴애라 그런지 그네도 그냥 앉아서 안타고 앉게 되어 있는 곳에 엎드려서 그네를 타고 쇠줄을 뱅글뱅글 싹~ 꼬더니 꼬인 줄이 풀리면서 빙빙 돈다. 그걸 보더니 재서도 당장 따라하는데, 키가 되어야지? ㅋㅋㅋ 한참 또 흉내를 낸다.
저녁 5시가 넘어가고 있는데아점을 먹어서 배 고파할 것 같아밥먹으러 가자고 꼬셔도 들은체 만체,요플레먹자에도 관심없고 고구마에도 관심없고 포도에도 관심없다. 6살짜리 꼬마가 집에 간 후에나 운동장에 뵈지 않으니 형아도 집에 갔다고 재서도 집에가자 꼬셔서 겨우 집에 데리고 돌아왔다.
실컷 놀고 점심도 안먹은터라 저녁은 밥그릇에 퍼놓은 밥을 다 먹고 이것 저것 잘 먹는다.
9월 10일 일요일
역시나 토요일 일찍 잔 덕분에 새벽에 깼다.
웬일로 오전에재서아빠가 등산가자해서 밥먹고 챙기니 눈이 금실금실하니 잠이온다 싶다.
나갈까 말까를 한참 시루다 잠이 부족해 그런지 나가자고짜증을 부렸다.
부랴 부랴 챙겨나와 칠보산으로 걸어가니 또 짜증이다. '어? 나와서 이런 적 없는데...'
아니나 다를까 잠투정에 계속 안아달라하여 산에 오르기 직전에 나무 그늘 아래에서 계란 삶아온 것 먹고 집으로 출발하니 아빠한테 안겨 잠이 들었다.
낑낑대며 집에 와서 눕히는데 바로 깨서 또 땡깡... ㅠ.ㅠ
먼저 자는 척하며 겨우 재우기에 성공. 2시간 쯤 자더니 또 일어나 땡깡이다.
아마 배가 고파 그런 것 같아 뭘 먹이려 하니 다 안먹겠다고 한다.
겨우 꼬셔서 바나나 하나 먹이고 하루 종일 별루 먹인게 없어서 재서가 잘먹는 동수원 에슐리로 갔다.
40분을 기다려야한다고 해서 예약한 후 내려와 서점에 들렀는데 지가 뭘안다구 입구 바로 앞에 있는 아기들 책 가판대로 척척 가더니 꺼내서 훑어 본다. 재서 아빠가 몇 권 보여주니 완전 꽂힘.
그 자리에서 쭈구리고 앉아서 집에서 하듯이 '어~어어어~!' 지나가는 사람 다 쳐다봄. '창피... ' ㅠ.ㅠ
뜨거운 눈빛들을 안보이는 체하고 재서랑 집에서 하듯이 맞장구 쳐주면 설명을 해주다가 구석퉁이에 애들 들어가 책보는데를 발견하고 거기 들어가니 이건 완전 지 세상이다.
시간이 다되어역시나 데리고 나오는데 한바탕 울고3천원짜리 자동차 퍼즐판하나 사서 나오니 계산해주는 언니가 벽에 붙이는 글자와 그림이 있는 포스터를 주면서 '이거 선물 줄께~' 하니 '응!' ' 재서야 예 해야지?'했더니 금새 웃으면서 '에~' 한다. 휴.... -_-;;
에슐리에선 완전 먹을꺼에 꽂혀서 정신없이 먹어댄다.
안먹을땐 안먹고 먹을땐 저렇게 많이 먹어서 안될 것 같은데 걱정이 좀 된다.
스프도 마시고 과일 접시에 좀 흥건한 과일 물도 마시고 주는거 다 먹는다. '아.. 저건 무슨 스탈이야. -_-;'
열심히 먹는 걸 보니 흐뭇하다. ㅎㅎ
자동차 책이랑 장난감은 많지만 퍼즐은 또 새로운가보다. 별거 아닌것 같은데 돌아와서는 퍼즐가지고 놀더니 결국 자는데까지 옆에 두고 새근 새근 일찍 잠든다.
애기티를 훌훌 벗고 있는 재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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