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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쩍 커버린 재서
크리스마스, 어딘가로 여행을 하거나외식을 하거나 하다 못해 영화라도 봐야할 것 같은 주말..
역시나 우리집 두 삼식이(세끼 모두 집에서 밥먹는.. 이재서, 이수연을 말함) 덕분에 집에만 있고 밥만 먹었다.
애초에 나는 기대를 안했다.
토요일 느즈막히 아침 먹고 머리 자르러 갔다가 오려는 길에,
재서가 뜬금없이 줄넘기를 사오라는 것이다.
요즘 재서가 사달라는 물건에 대해 사줘야하는지 고민이 생기던 차였지만
줄넘기인데... 하면서 사주꼬마 약속하고 올라가던중
다시 재서아빠와 통화를 햇는데, 그걸 왜 사주냐는 것이다.
올라가면 상가 문방구에 들러 A4 File을 사는 길에 봤더니 줄넘기가 5000원이다.
집에 갔더니 사오지 않은 것에 대해 서운해했다.
재서아빠한테 "왜 사주면 안돼지?" 물었다.
"사달라고 한다고 다 사줄꺼야?"
"물론 그건 아니지만 줄넘기는 왜 사면 안되는거야?"
"%^*&*(&)*)(_90-"
어릴때부터 재서가 특별히 무얼 간절히 원하는 장난감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요즘 자잘한 돈주고 사는 장난감을 자주 갖고 싶다고 해서 고민하던차였다.
자연스럽게 짧은 가족회의가 열렸다.
"그럼 어떤 걸 사주고 어떤 건 사주면 안되는거지?"
"글쎄... 그게 $&%^^&(*()*"
"재서야, 너는 어떻게 생각해? 엄마 아빠가 어떤 건 사줘도 되고 어떤 건 안될까?"
헷갈려하던 엄마 아빠와는 달리 재서 생각은 간단명료했다.
"운동같은거 하는데 필요한 것들은 사줘도 상관없고, 장난감이나 나머지 같은건 안사줘도 되는거 같애"
"운동하는 건 다 사줘도 되는거야?"
"음... 뭐 비싼건 꼭 안사줘도 되고, 줄넘기는 장난감이 아니라 운동을 하는거니 사줘도 된다고 생각해"
듣고 보니 일리가 있었다.
"그런데 엄마가 너한테 매달 2천5백원씩 용돈을 주기로 했잖아"
"응"
"그럼 그 용돈으로는 뭘할껀데? 그 용돈으로는 무얼 사고 어른들이 사줘야할 것은 무얼까?"
...
"그럼, 그 용돈을 모아서 사는건 어때? 오다 보니 5000원하더라?"
"아! 구래? "
"응.. 5천원이니깐 두 달 용돈을 모으면 살수 있어"
"아! 재서야.. 그거 좋겠다. 그럼 물건을 살때 이걸 내가 꼭 사야하는 물건인지 아닌지 고민하는 시간이 있으니까
충동적으로 물건을 사지 않게 되거든"
이 말하는데 웃겨서 재서아빠랑 눈이 마주쳤다.
재서아빠도 말은 하지만 자신이 생각해도 웃겼나보다.
왜냐면 어른은 그렇게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럼 2월달까지 기다려야해? 너무 멀어~ 사줘~~"
"음.. 그럼 이러는 건 어떨까? 니가 어차피 방학동안 집안일 도와주기로 했잖아."
"응! 설겆이할꺼야"
"그럼 어차피 하는 일이니까.. 니가 그걸 하면 엄마가 할때마다 용돈을 줄께"
순간 재서 눈이 반짝하더니 환하게 웃으면서
"어! 어! 좋아 좋아~" 했다.
"재서야 그거 좋다. 예를 들어 그릇 하나에 30원씩이면 10개면 300원이야.
하루에 세 번 하면 천원 정도 버는데, 용돈이 2천 5백원이니까, 어쩌면 1월달 되기 전에 줄넘기 살 수 있겠다"
"어! 어! 그럼 숟가락은 얼마 줄꺼야?"
"그건 10원?"
"알았어~"
그렇게합의를 봤다.
재서는 당장 24일 저녁 설겆이부터 했다.
그 전주 주말에 설겆이 하는 방법을 가르쳐줘서 한 번 해봤기 때문에 어려워하지 않고 척척 해낸다.
그렇게 24일, 25일 연달아 세 번을 했고 합쳐서 천원 넘게 벌어서 신나했다.
25일 아침, 점심 설겆이를 하더니 힘들었는지 저녁은 쉬겠다고 했다. ㅋㅋㅋ
설겆이하는 재서를 바라보고 있자니 신통방통하다.
갖고 싶은 물건 사달라고 무작정 조르지도 않고,
자기 나름대로 기준도 정할 줄 알고,
묵묵히 배운대로 음식물 찌꺼기를 물로 대충 씻어내는 걸로 시작했다.
부쩍 커진 아들...
그만큼 부모도 성숙해야하는데... 자칫하면 부모의 말과 행동이 다름을, 고민없음을 들킬 수 있겠다.
그래도.. 즐겁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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