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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야 미안해
요즘 연말에 갑자기 회사에 여러가지 일이 생겨 정신없어 하느라 까치 만날 날이 오는 것도 무감각하게 지내다
지난 번 검진때 수술 날짜를 잡아 오라고 하니 퍼뜩 실감이 났다.
수술을 해야할지 다시 한번 자연분만에 도전해 볼 마음을 먹어볼까 생각하기도 전에
담당 의사샘이 다음에 올때는 수술 날짜를 정해오라고 했다.
그것도 둘째 수술이니 1-2주는 앞당겨야 안전하다며...
갑작스레 들은 말이라 자연 분만 이야기는 꺼내보지도 못하고
날짜가 너무 앞이라며 진통 오면 수술하면 안되는지만물어보고 나왔다.
자궁에 수술자국이 나있기 때문에 진통오면 응급 수술이 될 위험성이 있으니 미리 하는거라며
되도록5일에서 9일 사이에 잡아오라는데....
연말에 몰린 시스템 통합과 서버 교체, 또 여러 가지 변경 사항들을 전사 시스템과 날짜를 맞춰야 하는 사안들이
몇 건이 몰렸는데,개발팀장 지시사항이라며 매일 와서 새로운 시스템 스펙 바꾸면서 개발하라고 쪼으는 그룹장,
이 와중에 그동안 냉전중이던 바로 아래 선임이 퇴사하는 바람에 급하게 사람 구하다
결국 임시직 데려다 업무 인수인계시키고
실무는2년차 되는 신입사원이랑 둘이서 여기 저기서 욕들어가며 코빠지게 메꾸고 있다.
거기다 잔업금지때문에 입사 2년차 사원에게 많은 일을 넘기고 미안한데 내년 3월에 결혼하는 이 사원이 16일은
자기 야외촬영때문에 꼭 휴가 내야한담서 과장님 꼭 16일까지는 나와주세요 하는데 아놔~ 어쩌나...
쌓인 일을 내비두고 퇴근할라치면 엄마 바쁜걸 아는지 꼼짝도 않고 있던 까치가 뱃속에서 뭔 발레를 하는지 야단이다.
그럼 그때서야 까치 생각을 한다.
재서때는출산에 대한 준비와 생각이 너무 없어서 엄마의 의지로 결국 수술로 세상구경을 시키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몰랐다가 가면 갈수록 자연분만에 대한 아쉬움과 후회가 컸었다.
또다시 까치때도 아무 생각없이 있다가 의사가 하자는대로 수술해버리는 건 아닌가 싶어
퇴근 후 집에서 브이백에 대해 인터넷 검색을 해보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일반화되어 가고 있는 브이백 시술이 우리 나라에서는 반짝 하다가 여전히 요즘 사그라드는 것 같다.
다니는 병원도 수원에서는 그나마 자연분만율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몇 번의 사고로 인한 고소로 의사들은 브이백이라면 다른 병원을 가라고 한단다.
수원에선 영통에 딱 한 군데 있고, 유명한 곳은 각 지역에 한 두군데 있을랑 말랑한 실정인 것 같다.
분당에 전문병원이라는데에 문의를 해뒀는데, 답변은 감감 무소식.
분당 연세필병원 브이백 후기를 읽어보니 재서때가 더 생각난다.
거의 20시간 넘도록 아무것도 못 먹고 분만실에 들어갔고 공도 내가 요구해서 간호사가 갖다 줬을 뿐이고
그렇게 아파도 재서 아빠가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간호사 중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나는 밥을 한끼라도 안 먹으면 귀가 멍멍해지고 기운이 빠지는 사람이다.
빵으로 끼니를 떼우는 날은 머리 속도 안돌아가고 기분도 우울해지는 그야말로밥심으로 사는데
그날 거의 하루 동안을 잠도 못자고 꼬박 진통을 하면서 아무것도 먹지 않았으니
정말 분만실에 들어가서는힘을 줄 수가 없었다.
그런데 거기 후기에는 진통올때도 밥을 먹을 수 있고 아빠가 해줄 수 있는 효과적인 마사지도 교육해주고
간호사들은 힘과 용기를 준댄다.
아로마 오일도 발라주고 용기 생기는 말도 해준다는데 재서 낳았던 병원은 분만실 간호사는 그냥 병원 직원일뿐이었고
힘줄때 방법을 알려주는 간호사는 선생님 같았다.
그런데 브이백 성공할 수 있는 조건에 맞출 수 있어야 한다.
아기 몸무게가 많이 나가면 3kg 정도 일때 유도 분만을 통해 낳아야 하고 산모나 아빠 모두 교육도 받아야 하는 것 같고
어쨌든 실패하지 않게 하기 위한 조건들을 지켜야 하는 것 같았다.
제일 마음에 걸리는게 자연 진통오면 낳는게 아니라 날짜를 정해 유도분만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아기가 엄마 뱃속에서 나가야할 시기다 해서 진통을 주고 저도 빠져 나갈 준비를 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 아니라
자궁 수축을 통해 밀어내게 되는 것인데, 그게 제일 걸리는 부분이기도 하다.
재서아빠는 재서때가 생각나서인지 안전하게 수술하자고 하는데,
사실 수술 후유증이나 수술도 성공율 100%가 아니다.
이제 정말 한 달도 안남은 셈인데, 회사일도 정리 안되고까치 맞을 준비는 거의 못하고 있어 너무 미안해진다. ㅠ.ㅠ
주변을 보면 엄마 마음가짐으로 아이가 확연히 차이가 나던데,
이래놓고도 좀 덜 예민한 아이, 건강한 아이가 태어나길 바라고 있으니 참.....
까치야...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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