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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개월]주말 보내기
오늘도 어김없이 6시 조금 넘어 일어난 재서.
뒤척거리고 있는 걸 알고도 조금 더 누워 있으려고 눈감고 자는척하고 있었는데 재서 아빠가 재서 옆에 누우니
눈을 번쩍 뜨며 아빠를 밀어내느라 깼다.
그 바람에 잠을 깨설랑 나도 같이 일어나야 했다.
그렇게 우리 둘을 깨우고 재서 아빠는 또 아침 늦잠을 달콤하게 자버린다.
타이밍 진짜 못마추는 재서 아빠와 재서가 같이 보내는 일요일이 또 찾아왔다.
오늘은 또 재서가 짜증내고 울어서 벌세우는 일이 몇 번 일어날까...
'아빠! 아빠!' 하며 간절히 아빠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도 바닥에 본드 붙이고 TV에 빠진 재서 아빠는 대답도 않는다.
그러다 재서가 누우면 재서 옆에 눕고 싶어 하지만 그때는 또 사정없이 밀어내는 재서이다.
이런 상황이여러 번 반복되어 재서 아빠는 주중에 잘 못보는 재서한테 섭섭해하고
주중에 놀때 종종 아빠는 왜 안올까.. 아빠가 보고싶다하던 재서는 주말마저도 자기가 원할때 몸을 움직여주지
않는 아빠가 불만이다.
진짜 타이밍, 눈높이안맞는 부자.
(재서 아빠! 이건 재서 아빠가 맞춰줘야하는 거 알지?
어른이 원할때가 아니라 재서가 원할때 원하는 일을 해주라고... 그럼 쉬워. )
일찍 일어난 탓에 일찍 낮잠에 들어간 재서와
가사 분담 이야기를 꺼내자 마자 휙 재서 옆에가서 누워 같이 자버리는 재서 아빠 덕분에 웬일로 휴일 낮에 컴퓨터에
앉아 있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1주일 정도전부터 재서가 훨씬 안정적이 되어가고 있다.
울음도 떼쓰기도많이 없어지고 시간도 짧아지고 있다.
집에서 놀때도 혼자서도 신나게 무궁무진하게 놀꺼리를 만들어내어 잘 놀아준다.
어린이집 다른 아이들이 노는 걸 보는 덕이 큰 것 같다.
어제는 요리 놀이를 했다.
구슬로 많은 요리를 만든다. ㅋㅋㅋ
"계란도 넣고, 김치 넣고 깨소금 넣고 참기름도 넣고 밥도 넣고 보글보글 끓여요~ 짜잔~ 자! 엄마 먹어"
"이게 뭐야 재서야?"
"음... 계란하고 가지나물하고 밥이야"
"으음~ 고소한 냄새! 냠냠~ 우와 맛있다. 재서야 맛있는 반찬 해줘서 고마워~"
아마 누나들이 소꿉장난하는 걸 봤는가보다.
덕분에 누워서 재서가 해주는 이런 저런 밥이며 반찬먹으며 좀 편하게 누워 있을 수 있었다.
재서야.. 빨리 커서 엄마랑 진짜 이런거 만들며 놀자~
공놀이를 좋아하는데 통통 던지며 가져놀지 못하게 하니 눈치를 봐서 굴릴 수 있는볼링 놀이도 했다.
플라스틱 우유병을 모았던 걸 세워놓고 공을 굴려서 넘어 뜨린 숫자만큼 표에 넣고 더해서 이긴 사람한테 선물해주기도 했다.
자꾸 엉뚱한데로 굴려서 빵점이 나오니 '빵점'이라는 말이 우스운지 깔깔깔~ 빵점만 만든다.
오랜만에 동네 한바퀴 산책도 했다.
단지 주변을 둘러 나있는 길로 4단지 뒷쪽 꼭대기까지 올라 갔다 내려오는데 중고 전자 제품 산다는 용달차가 슬슬 올라가고 있었다.
"엄마! 왜 저 트럭은 천천히 올라가요?"
"음.. 글쎄... 기름이 다 떨어졌나?"
"아~ 알겠다. 오르막길이라서 힘들어서 그런가봐요~" ^^
아침 일어나 이것 저것 반찬 만들고 있으니 혼자서 그림그리며 가위질 놀이며 테이프 붙이기 놀이를 하더니
아빠를 깨우러 들어간다.
"아빠! 일어나요~ 엄마 혼자 힘들잖아요! 아빠! 일어나요... 아빠도 일하세요."
헐헐~ 이런 예쁜 녀석.... ㅋㅋㅋ
요즘은 생각의자에 자주 앉히지 않아도 안된다는 말에 반항하지 않고 재서 스스로 위험한거냐고 물어오거나 조심할께~ 하고
미리 알려준다.
웬만한 일는 모두 재서가 원하는대로 해주고 재서의 기분에 대해 자주 물어주고 피곤해도 잘놀아주고 피곤해도
원할때까지 책을 읽어주고 나니 오히려 내가 안된다는 말에 잘 따라주는 것 같다.
다시 엄마 신뢰모드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사람과의관계 룰은 아이들과나 어른들사이에서나 다~ 마찬가지인 것 같다.
지난 한 주 정리해고로 인해 남아 있는 사람들 업무가 많이 늘어나고 거기다 그동안 신경쓰지 않았던
조직 관리 책임도 어느 정도 맡게 될 것이라는 말에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밀어내버릴때는 언제고 예비군처럼 오랫동안 내버려 둬서 마음비우게 만들더니
이제와서 지금 해온것처럼 하면 안된다고 한다.
이미 다른 사람의 색깔로 변해버린 예전의 내가 했던 업무들... 그걸 다시 하란다.
그것도 개인적인 시간이 가장 많이 필요한 지금 시기에...
또 다시 재서와 보내는 시간이 많이 없어질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좋은 어린이집이지만어느 곳보다부모의역할,시간을 많이 요구하는 곳인데 그걸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만든다.
지금도 충분이 120% 살아내고 있는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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