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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개월]궁금한게 많아~
요즘 재서와 이야기하는게 점점 재밌어진다.
물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왜?' 와 이젠 '~ 하면?'하고 묻는 가정법을 어디서 배웠는지 두 가지를 번갈아가며 쓸때는
아주 머리에 쥐가 나지만.... 뭐 나름대로 재미가 있다.
#1.
아침에 떨어지기 싫어하는 재서에게 귀에 딱지 앉도록 해준 이야기가 있다.
월화수목금요일은 엄마가 출근하고 토일요일은 재서랑 쉴수 있다는..
계속 이야기를 하니깐 쉬는 날에는 일요일이예요? 하고 자주 묻곤한다.
"엄마~ 금요일에도 회사 나가지 마세요"
"어 왜? 아~ 재서가 엄마랑 놀고 싶어서?"
"네"
"그럼 엄마가 회사에 가서 사장님한테 가서 물어볼께. 사장님~ 금요일도 쉬면 안될까요? 하고..."
"응!!"
"그런데... 아마 그러면 사장님이 안좋아하실꺼야.. 어쩌면 엄마 짤릴지도 몰라"
한참 고민하더니 눈이 똥그래져설랑,
"엄마! 사장님이 칼도 팔아요??" 하고 심각하게 묻는다.
"엉? 무슨 말이야?? 아... 엄마가 짤린다니깐 그러는구나.. 푸하하하핫!"
네 살짜리한테 짤린다는 말을 쓴 엄마란 사람이 잘못이쥐.. ㅋㅋ
#2.
안아달라고 하더니 갑자기 벽에 대고 똑똑 두드린다.
"재서야 문에 대고 똑똑 두드려야지? "
"엄마 벽에 아무 사람도 없나봐요."
"응.. 벽에는 사람이 들어 갈 수 없지."
"벽에도 사람이 살믄?"
"벽에 사람이 살면 숨도 못쉴꺼야.. 그러니까 살 수가 없지"
"벽에도 사람이 살믄 어둡고 깜깜해서 무섭겠지?"
"그래.. 무서울꺼야"
#3.
일요일 빠른 낮잠을 잔 후 기분이 좋은 재서랑 놀이터에 가서 놀았다.
예전에는 아이들이 놀고 있으면 아예 놀이터 안에 안들어가려고 하고 누가 다가오기라도 하면 후다닥 뛰어오거나
그 자리에서 얼음이 되었는데, 이젠 재서 가까이로 아주 큰 누나가 와서 쳐다보니
누나야 안녕? 하고 먼저 인사도 한다.
실컷 모래 쌓기 놀이를 하고선 그네도 탔는데 겁이 많아 혼자 못타고 넘쳐나는 힘으로 그네 두 개를 양쪽에 잡고
앞으로 뒤로 당겼다 밀었다하더니
"엄마 그네가 왜 자꾸 움직여요?"
"재서가 잡고 흔들었으니깐 움직이지?"
"지금은 놓았잖아요. 그래도 계속 움직여요"
"응.. 한번 그네가 움직이려는 힘이 있으니깐 자꾸 움직이려고 하는거야."
"왜요?"
"...." -_-;;
"왜 자꾸 움직여요? 재서가 안 흔들었잖아요!"
"그래 그런거야..."
"그네가 안 움직이믄?"
"...."
흠... 그게 관성의 법칙인데 왜 관성이 있냐고 묻는데 답을 모르겠어서 글쎄.. 왜 그럴까 하고 얼버무렸다.
아.. 객관식과 단답형 세대인 엄마의 한계이다. 오호 통재라~
'왜' 를 세 네번만 물고 들어가도 할말이 없어진다.
거기다가 일어날 수 없는 일까지 뭐뭐 하면? 하고 물으면 세상은 원래 그런줄로만 알고엄마는 머리가 하얘진다.
심지어 과학까지 단답형으로 줄줄 외울줄만 알고 살았는데한번 더 그건 또 왜그러냐고 물어오니...
그런걸 보면 과학자들은 참 대단한 사람인것 같다.
어른이면서도 그냥 받아들이지 않고 의문을 가진다는게 참 어려운 일 같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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