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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개월]엄마를 민망하게 만드는 재주
재서가 말을 잘해서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ㅠ.ㅠ
요즘은 바깥에서 민망하게 만드는 말을 종종하는데 일가견이 생겼는지 워쨌는지...
주말에 아파트내 한바퀴 돌고 밭으로 갔다.
손가락만한 오이가 열렸다는데 궁금하기도 하고 옥수수도 많이 자랐다고 해서 구경을 갔다.
주위에도 여러 사람들이 와서 각자 밭일을 하고 있는데
오이를 보기 위해 쭈그리고 앉았더니 나도 모르게 방*가 살짝 나왔다.
안들렸겠지 싶었지만 급무마차원에서 "어? 재서야!! 오이가 나왔네~ 우와~" 했더니
"엄마! 방구꼈어? " 헐~~
근처에 있던 아저씨 아줌마들 한번씩 킥킥대며 쳐다본다.
다시 한번 급무마를 시도했다.
"재서야.. 토마토도 보러갈까?"
"무슨 소린지 못 알아 들었어? 엄마 방구꼈어? 응?"
못들었는지 싶어 더 큰소리로 외친다.
빨리 손잡고 밭을 나왔다. ㅠ.ㅠ
지난번 엄마가 한 번 당했다고 들었는데... 재서랑 밭에 가는 사람들은 쭈그리고 앉으실때 조심하실 것. ㅋㅋ
지난 번 외출할때 엄마랑 같이 지하철을 타고 갔다.
엄마가 노약자석에 재서를 앉고 가니 이게 무슨 기차냐는둥, 왜 신호등이 없냐는 둥, 신호등이 없는데 왜 서냐는 둥 쫑알대니깐 옆에 앉은 할머니가 이쁘다고 몇 살이냐고 묻고 이름이 뭐냐 물어오셨다.
할머니네 며느리는 나이도 많은데 아이 낳을 생각을 하지 않아 답답해 죽겠다시며 얼마나 이쁘냐고 하셨다.
엄마가 아들 며느리 나이를 물으시니 며느리가 서른 다섯이라는데
가만 듣고 있던 재서가 불쑥 끼어들어
"우리 엄마도 서른 다섯살이예요~~" 한다.
(헐~~ 재서야 그거 광고안해도 되거덩? ^^;;)
"아하하하 ^^;;"
이렇게 멋쩍게 웃고 있는데 할머니가 대꾸가 재서 맘에 안찼었는지 워쨌는지
더 큰소리로
"우리 엄마도 서른 다섯살이예요!! " 한다.
할머니가 "오~ 그래? 너희 엄마가 서른 다섯살이구나. 알았다 알았어~ " 확인사살해주시는데,
아... 뒤통수가 따갑다.
조용한 지하철 안에서 떠드는 건 할머니 두분소리랑 재서소리 밖에 없는데 다들 이쪽으로 보는 듯하다.
내릴려고 하니 어떤 아저씨가 재서보고 귀엽다고 쓰다듬어주시며 몇 살이냐고 물어보고 웃으며 같이 내린다.
자기도 다섯 살짜리 딸이 있다고 하면서 말 잘한다고 그러면서 얼굴을 흘끗 보고 내리신다.
우씨... 서른 다섯살이야? 묻는 것 같은 얼굴이다.
재서야.. 엄마는 서른 둘 부터 엄마 나이 모르겠거덩? 인정 안하고 싶으니 좀 잊어다오. -_-;;
앨리스 뮤지엄을 보고 사당역으로 와서 조암행 버스타는 줄 맨 뒤에 서려고 했다.
맨 뒤에는 외국인 여자가 서 있었는데 대뜸 이게 조암행이냐고 묻는 거였다.
조암행줄 밖에 못봐와서 그렇다고 하니깐 긴 줄 바로 옆에 사람들 별로 안서있는 짧은 줄을 가리키며 저건 뭐냐고 묻는다.
미처 못본 줄이었는데 의아해하고 있으니 엄마랑 재서가 금방 가서 짧은 줄에선 맨 뒤에 아저씨한테 묻더니 오라고 손짓을 하신다.
외국인 앞에 여자분에게 이게 조암행 아니냐고 다시 물으니 자기도 조암행이라고 안다고 해서 그 앞에 학생한테 물으니 수원대행이라는 것이다.
저 줄이 조암행인것 같다고 빨리 옮기니 외국인와 그 앞에 여자분도 같이 짧은 줄로 옮겼다.
따라 옮기면서 외국인 아줌마가 어떻게 아는거냐고 따지듯이 묻는다.
왓 디쥬 노우 왓 디쥬 노우? 하는데 표지판도 없는게 문제이긴 하지만 앞서 줄 선 사람한테 물어보고 대충 알아서 선다는 말을 어떻게 영어로 해야할지 갑자기 말문이 탁 막혀 웃기만 했더니
비꼬는건지 농담인건지"오우~ 씨크릿? " 한다.
어쩌랴.. 미안하이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대뜸 재서가
"엄마~ 저 할머니가 하는 말 못 알아들었어?" 한다.
헐~~ "엉???"
"저 할머니가 모라고 했어?"
"응... 씨크릿이라고 했어"
"씨끄리?? 근데 엄마가 못 알아 들었어? 왜 대답못해?"
"아니.. 알아 들었는데 말을 못하겠....."
"뭐라고 했는데?"
다들 줄서서 앞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두 줄에 서있던 사람들이 우릴 쳐다본다.
목소리가 웬간히 커야지... ㅠ.ㅠ
재서 귀에다 대고 "씨크릿이라고 했어" 했더니
"아~ 저 할머니 씨끄리라고 했구나."
거기서 그쳤음 됐는데 사람들이 쳐다 보고 있으니 엄마가
"니는 어릴때는 외국인이랑 말도 좀 하는 것 같더만... " 이렇게 확인사살 해주신다. ㅠ.ㅠ
"아.. 하하하하 ^^;;;; "
어찌나 얼굴이 화끈거리는지..
앞에 선 아저씨도 웃고 외국인 따라온 아줌마도 웃고 옆줄에 선 남녀도 웃고... -_-;;
재서야. 엄마 조금만 곯여다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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