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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개월]재서와의 대화들
1.
어제 눈썹사이 곪은 여드름에 손을 좀 댔더니 터져버렸다. 닦느라고 닦았는데 딱지가 앉았었나보다.
집에가서 재서랑 상봉 퍼포먼스(?)를 하고나니 재서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어본다.
"엄마 피났어?"
"응.. 엄마 피났어."
"우짜다가 피났어?"
"여드름 짜다가 너무 많이 짜서 피가 났어..."
"아팠어?"
2.
주말에 놀러가서 쉬고 있는데 가만~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가 묻는다.
"엄마 왜 눈을 깜박거려?"
"응?? 안깜박거렸는데? 아~ 어...."
이번에는 내가 가만 보고 있다가 "엇! 방금 재서도 깜박거렸지? "
멍~ 하니 쳐다본다.
한참뒤에 깨달았다. 재서는 자기 눈이 안보인다는 걸... 그러니 자기는 깜박거리는지 몰랐겠지. -_-;
네이버에 찾아봤다.
"눈을 깜빡이면 눈꺼풀에 있는 소량의 수분이 동공을 적셔준답니다
참고로 물속에서는 눈 안깜박거려도 됩니다
걍 눈 뜨고 다녀도 아무이상없죠
(물속에서 눈뜨는거 이해 되시져?? 저두 수영할 때 잠수하면 눈 뜨구 하는뎅) "
요런 답이 있다.
다음에 물으면 꼭 말해줘야지!
3.
퇴근후에 주로 상봉 퍼포먼스를 하고 한동안 재서를 꼭 안고 앉아 있는데,
내가 재서 얼굴을 쓰다듬으며 이쁘다 했더니 재서도 내 얼굴을 쓰다듬으면 하는 말.
"엄마 얼굴이 이상해. 쭈글쭈글해~"
'컥!!! -_-;;; '
"쭈글쭈글해" 쭈글쭈글 쭈글쭈글.. 궁시렁 궁시렁~
'알았다고... 고만해라잉. -_-;'
당장 여드름 피부에 좋다는 화장품을 수소문해서 샘플 주문을 했다. 뭔 화장품 샘플이 이리 비싼겨!
관리 들어간다.
4.
"할매~ 할매 팔에 이 자국이 무슨 자국이야? "
"어? 이거? 이거 할매 어릴때 불주사 맞은거야"
"불~ 주사? 재서는 없는데?"
"재서도 있어 여기.. 요새는 이렇대. 할매때는 이렇고."
할매 팔에는 상처자국이 좀 많다. 재서는 그게 다 궁금한가보다. 갑자기.
"할매~ 이건 또 무슨 자국이야?"
"이건 할매 뜨거운데 데인 자국이야"
"이건 또 무슨 자국이야?"
"이건 할매 긁힌 자국이야"
"그럼 또 무슨 자국이 있어?"
"놀이터에 가면 모래 많지? 모래위를 걸어가면 신발자국이 나지~"
"신발 자국 아니야! 발자국이야."
5.
부산 내려갔을때였다고 한다. 이모랑 택시타고 가고 있는데 비가 와서 와이퍼가 왔다 갔다 하니깐..
"할매~ 저기 왔다 갔다하는거 알퍼다 알퍼"
"알퍼? 할매는 모르겠는데? 운전사 아저씨한테 물어보자. 기사님. 저거 이름이 뭡니꺼?"
"웨이퍼요"
"재서야.. 웨이퍼란다."
내말이 그말이란듯 목청을 높여 "그래! 맞아 알퍼!"
6.
재서 아빠가 산 쌍용에서 트럭과 버스라는 잡지를 다달이 보내주고 있다.
우리집에서 애독자가 한명 있다. 이재서. ㅋㅋㅋ
"할매~ 이 버스 재서가 이만큼 크면 할매는 의자에 앉고~ 재서가 운전하고~ 해서~ 놀러가자"
"어이~ 그래. 말만 들어도 할매는 놀러 갔다 왔다." ^^
7.
부산내려갔을때 할배한테 일러준 말.
"할배~ 할매 화나면 사자 얼굴같다 사자 얼굴"그러더니 며칠전 할매 밥먹을걸 보고서는 "할매는 입이 커서 하마같다. 하마"
ㅋㅋㅋ
8.
주말에 놀러 갔다 오는 길에 해가 지고 있었다.
차가 막혀서 산뒤로 해넘어 가는걸 잘 볼 수 있었다 .
"어! 햇님이 집에 간다."
"그러네~ 햇님이 집에 가고 이제 좀 있으면 달님이 뜰꺼야.."
"엄마~ 햇님 집은 어디야? "
"글쎄... 햇님 집은 어딜까? 재서는 어떻게 생겼을것 같아?"
한참 가만 있더니 "엄마~ 햇님 집은 무슨 색깔일까?"
"음.... 엄마가 생각하기로는 초록색일 것 같아." (산뒤로 넘어 갔으니... ^^; )
"재서는 햇님 색깔이 무슨 색깔일것 같아? "
"파랑색! "
"아.. 파랑색? 그래.. 파랑색일수도 있겠다. 시원하겠네 그치?"
"아니야~ 추워~~ 추워~~~"
할머니랑 재서가 키운 방울토마토, 오이, 가지, 상추, 치커리, 감자, 옥수수, 쑥갓, 콩, 당근 등이 쑥쑥 잘 자라고 있다.
어제 오랜만에어둡기전에 퇴근하는 길에 밭에 계시다고 해서들렀더니옆 밭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재서 엄마 왔네~" 해주신다.
또 다른 밭에 엄마 따라온 형아가 재서 가지고 간 토마스기차 덤퍼를 보고서는 내일 서로 집에 있는 토마스 기차 다 가지고 와서 같이 보자고 했다고 한다.
얼마전 재서 데리고 버스타러 가는데도 모르는 엄마가 오셔서 인사를 하는데 재서 어머니세요? 해서 기분이 묘했었는데..
재서는 벌써 엄마 아빠보다 더 유명한 지역주민이 되고 있다. ㅋㅋㅋ
또하나! 자식 자랑은 팔불출이라지만...
어제는 집 옆에 교회 문화센터에서 뛰놀기하는데서 벽에 공차는 걸 해보라고 했더니 재서가 뻥~뻥~ 차는 걸보고 샘이 재서는 발 힘이 참 세다고 하셨단다.
무슨 칭찬이든 자식 칭찬들으니 참 기분이 좋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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