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육아상식 2011. 2. 23. 12:35

재서 졸업과 예비학교

지난주 금요일 재서 졸업식을 했다. 드디어 졸업을 했다.

금요일 저녁 퇴근하면서 그룹장이 지시한 걸 못하고 나오는 바람에 내내 찜찜함이 남아 식 중간에도 몰입이 안되었는데,

다른 해와 달리 졸업 아마들 이야기 들어보는 시간이 없어서 더욱 졸업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일요일에는 솟대 만든거 설치한다고 졸업가구만 터전에 또 모였더니 이건 뭐 졸업생각은 더 나질 않았다.

매듭을 맺는둥 마는둥 그렇게 시간은 흘러

어제 22일 드디어 자유학교 예비학교를 하는 날이 왔다.

나갈 시간이 다가오자 안가겠다는 버팅기는 재서에게 최후의 협박으로

"너 학교 안가면 엄마 경찰서 가야한다. 우리나라에는 애가 8살이 되어도 학교를 안보내야한다는 법이 있다" 고

이야기해서 겨우 데리고 갈 수 있었다. ㅠ.ㅠ

아침에 문방구에서 필요한 물품을 사고 예비학교를 하는 도토리교실로 가려고 했는데,

상가 문방구가 문을 열지 않아서 칠보초등학교앞까지 갔었다.

거기도 아직 방학중이라 문을 열지 않았다.

그래 일찍 가려하다가 학교 리모델링한거 구경하고 가자해서 예전 어린이집을 갔는데...

아~ 예전 실내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너무 좋은 새집이 들어서 있는거였다.

지하부터 다락방까지 연결된 계단을 오르내리며,

햇볕이 쫘악 드는 교실을 보며,

재서랑 계속 "와~" 하며 탄성을 내며 구경을 마치고 도토리교실로 갔다.

너무 좋아진 환경에 좋은 마음 한 구석에 새로 이사한 어린이집터전에 여러 시설 문제로 고생하는게 마음 한구석에 걸렸다.

새 터전이 마음에 들었는지 재서 표정이 조금 밝아진 걸 보고 도토리교실에 갔더니

1학년 담임 선생님이 되실 산 선생님과 반짝이, 소나기 선생님등 모든 선생님들이 나오셔서 반갑게 맞아주셨다.

다른 친구들과 화로가에 둘러 있다가 예비학교가 시작되어 선생님 손을 잡고 도토리교실 방안으로 얼떨떨한 표정으로

들어갔다.

아~ 그래도 일단 들어갔으니 다행이었다.

계획대로라면 내가 재서 데려다주고 엄마가 수연이랑 재서 데리러오는 것이었는데,

아침에 계속 안가고 싶어하는 재서도 걸리고 다른 엄마들은 새 터전 구경하고 차한잔하면서 아이들을 기다린다고 하시기에

나도 오전 반차를 내고 함께 했다.

재서 학년은 총 7명으로 출발한다.

처음 발표난걸로 봤을때는 원래 8명에 1명 추가하여 9명이라고 알았는데, 어쨌든 최종 결정은 7명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다섯살때 어린이집을 같이 다닌 강유도 있었지만두 녀석다 숫기없는 녀석들이라 서로 아는체도 하질 않았다.

부모들은 지난 일요일 저녁에 잠시 반모임에서 서로 얼굴을 익힌바 있고 또 엄마들이란 워낙에 빨리 다가가기 때문에

편하게 여러 이야기를 하면서 기다렸다.

드디어 12시가 되어 도토리교실 앞으로 갔더니 마침 마지막 인사를 남겨두고 있었다.

선생님과인사를 끝내고 밖으로 나오는 재서 얼굴이 아침에 들어갈때보다는 긴장감이 훨씬 풀리고 엷은 미소까지 머금고 있다.

다른 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집으로 오면서 뭐했는지 느낌이 어땠는지 등 물었다.

짧은 시간동안 서로 소개하고 산에도 가고 새터전도 다녀왔었나 보다.

다른 사람 이름에는 별 관심도 없었던 녀석이 새로운 친구들 이름과 선생님 몇 분 별명을 말했다.

속으로 '오호라~' 하며 "그래.. 그래서 니 느낌은 어때?" 했더니 짧게 무심하게 "좋아" 한다.

잠시 내 귀를 의심했다. 어.. 이렇게 빨리? 그럴 녀석이 아닌데.. ㅎㅎ

사실 한번의 면담과 학보모 토론때 내 옆을 떨어지지 않으려는 녀석때문에 꽤 걱정이 되었었다.

워낙 익숙해지는데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한 녀석이라고 감안은 했지만, 생각보다 심해서였다.

그런데 좋았다는 말을 하는거면 반은 된거다.

오전에 기다리면서 들었던 불안한 마음이 그 소리에 다 날아가버렸다.

시작이 이 정도면 충분하다 싶다.

집에 오니 알림장에 뭘 써왔다.

아직 준비물을 사기 전이라 재서가 어린이집에서 직접 만든 수첩에다 지렁이가 기어가는 듯한 글씨로

1. 2월 25일(금) 학교 오기

2. 도시락 싸오기 라고 써왔다.

그걸 보자니 입고리가 귀까지 올라가고 너무 뿌듯하고 기특하고 든든해서..

아.. 정말 재서가 학교를 가는구나하는 느낌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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