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육아상식 2007. 2. 12. 11:55

[29개월] 재서와 보낸 주말

토요일 오후, 사이좋은 어린이집 총회를 다녀왔다.

이번이 두번째 모임이어서 조금은 익숙해져서 그런지 다른 엄마들과 이야기를 좀 많이 하고

전에 뵈었던 엄마들과는 얼굴이 낯이 익었다.

도착하니 한창 4세 반이 신설되어 방이 필요하게되어 지금의 교사들방을 4세방으로 바꾸고 교사방은 마루로 나오게 되어 아빠들은 짐을 빼서 옮기는 힘쓰는 일을, 신입 엄마들은 마루에, 기존 엄마들은 부엌에서 음식 만들고 수다를 떨고 있다.

원래 3시였는데 하던 공사를 마무리하지 못해 4시 반쯤 시작하여 7시가 넘어 끝났다.

신입조합원 소개, 새로운 이사장과 이사들 선임, 2006년 재정와 2007년 보육료 인상, 2006년 주요활동, 3자녀 조합원에 대한 보육료 할인등의 다양한 안건으로 꽤 오랫동안 진행되었다.

안건 하나 하나마다 다양한 의견들을 스스럼없이 이야기 했다.

진행중다소 의견 충돌도 보이기도했지만 그런 토론이 익숙한 듯 오랜동안 토론을 해가면서 안건을 하나씩 마무리 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아마 그런 모습은 아이들한테도 알게 모르게 산 교육이 될 듯 싶었다.

낮잠을 못재우고 재서를 데리고 가면서 곧 자겠지 싶었는데, 요녀석 총회가 시작되니 가만 있지 못하고 짜증을 부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악을 써버리는 바람에 후다닥 데리고 나가서 사실 총회 안건은 거의 못 들은 셈이다.

조용히 하라고 하면 더 악! 소리를 질러서 아예 방에 들어가 놀았다.

밥 다 먹을때까지 잠을 안자고 짜증만 더 내어 사실 효정이 엄마랑 승윤이? 엄마, 또 이름 모를 다른 엄마와 맥주 한잔 하며 이야기 하고 싶었는데 못하고 재서를 데리고 급하게 나왔다.

차에 타자 마다 1분도 안되어 곯아 떨어졌다.

다음 날 일요일.

재서 아빠는 출근하고 재서 아침 먹이고 나는 또 토요일 못다했던 잠때문에 오전 내내 누워서 비몽사몽.

재서는 내 배를 타고 이쪽 저쪽 넘어 다니며 비비대고 허리에 걸터 누웠다가 얼굴에 엉덩이를 댔다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내 잠을 깨우려 애썼다.

아.. 그 와중에도 꿈이 꾸이는건 신기한 일이었다. 내가 얼굴에 황토팩을 하고 돌아다니는 꿈.. ㅋㅋㅋ

11시 넘어 집으로 오는 전화를 받으러 나갔다가 고만 잠을 깨어버려 햇볕이 너무 좋아 재서랑 산책을 갔다.

예전처럼 등산로 입구까지 갔다가 내려오는데 햇볕은 따뜻했지만 바람이 차가웠다.

재서는 바깥에 나오는 것만으로 항상 신나하는 것 같다.

껑충 껑충 뛰며 히히힛거리며 내 앞에 섰다 뒤에 섰다 졸졸 잘 따라왔다.

좀 컸다고 찻길 건널때만 빼고는 안지 않아도 되고 재서는 재서대로 나는 나대로 조금 여유있게 바람을 쐬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산에 올라가는 길은 얼었던 땅이 녹아서 군데 군데 질척이지 않을 정도로젖어 있었다.

아직 바람이 쌀쌀하지만 그 와중에도 보들 보들 어린 쑥이 나와 있다.

밭 구석 구석 파가 아직 보이고, 작년에 따지 않은 빨간 고추들이 말라 비틀어져 있었다.

재서도 작년에몇 번 와봤다고 제법 알아서 잘 올라갔다가 맑은 콧물을 좀 흘리길래 내려왔다.

예전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요즘 들어 먹을 것에 욕심을 많이 내서 좀 걱정이 되었다.

같이 먹자고 해도 그릇을 움켜지고 재서꺼라 울먹이곤 하고...

산책을 갔다와 고구마를 얇게 썰어 오븐에 구워주니 얇은건 바삭하고 조금 두꺼운전 꾸덕꾸덕한게 제법 맛이 났다.

재서더러 엄마 하나 주세요~ 해서 하나 먹고선 '재서가 주니깐 엄마가 기분이 너무 좋아 고마워요' 몇 번 하니 신이 나서 하나씩 잘나눠준다.

구워놓고 보니몇 개 되지 않고 먹고 싶지도 않았지만 교육상! 오바하면서 맛있다고 먹고선 퍼즐 맞추기 놀이를 했다.

요즘12조각, 16조각 20조각까지 해내더니 재서 아빠가 가져온 무슨 인테리어 퍼즐을 feel이꽂혔나보다.

아기들이 보는그림도 아닌조그만 도자기 그럼 패턴처럼 배열되어 있고 조각도 많고모양은 딱 두 가지로 되어 있다.

너무 어려운 장난감은흥미를 잃게 할 수도 있기 때문에걱정이 되던 퍼즐이라 숨겨두었었는데...

그런데 생각외로 테두리에 보이는 그림을 단서로 한줄을 잘 채우고 있는게 아닌가...

어떻게 하나 지켜보자는 마음으로 보고 있는데 참 많은 인내심이 필요했다. ㅠ.ㅠ

가르쳐주지 않고 기다려주기, 하나씩 맞출때마다 마구 마구 칭찬해주기... 아 정말 힘든 일이었다.

거의 1시간 가량을 끈질지게 맞추고 있더니 지겨워 했다.

여기까지만 하고 나머진 밥먹고 하자 꼬셔서 밥먹이고 나니바로 곯아떨어졌다.

6시 반까지 자고 일어나선 또퍼즐을 잡고앉는다.

끝까지 보기만 했어야 했는데 하도 답답하고 느려서테두리 있는 조각부터 맞추면 쉽다고 이렇게 매끌매끌한것부터 맞추라고 힌트를 줬더니, 조각을 만져 보며 매끌매끌 하다며 어! 어! 한다. ㅠ.ㅠ

아.. 그 매끌 매끌이 아니라... 설명을 계속해줘도 못 알아 들어 포기하고 입다물고 봐주기만 했다.

몇 번 엉뚱한 그림에 맞추어 고비를 겪더니 결국 어찌 어찌해서 다 맞추었다.

흠.. 엉덩이 무거운건 나를 좀 닮긴 한것 같다.

하이 파이브, 최고, 잘했어, 사랑해, 재서가 열심히해서 자랑스럽다고 마구 칭찬을 해줬더니 뿌듯해하며 좋아서 껑충 껑충 뛰었다.

정말이지 퍼즐은 엄마들에게는 인내심을 시험하는 장난감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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