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육아상식 2006. 4. 4. 12:31

[19개월]다시 생각하며

단체생활, 질서, 부적응, 길들이기, 효율성..

이제 만 18개월된 재서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문제를 두고 요즘 고민되는 단어들이다.

지난 목요일 다른 날과 같이 재서를 아침 9시쯤 데려다주고엄마가 나올때 재서가 울었다고 한다.

재서를 잘 부탁한다고 말씀드리고 나와야하는데선생님들이 다른 애들 봐주느라간다고 얘기만하고 나오셨는데

우는 소리가 그칠때까지 밖에서 기다리셨다고 한다.

그런데 안에서 주임선생님의 날카로운소리가 들렸다고 한다."시끄럿! 넌 목소리가 왜 그리 커! "

그 소릴 듣고 화가나서들어갈까 말까 고민하는 걸 바깥에서 도우미 아저씨가 보고 선생님에게 전했는지,

데리러 가니 한번도 안아주지 않던 주임선생님이 업고 있더라고 하셨다.

마음이 아팠지만 한편으론 재서가 커가면서 남들한테 이런 소리 한번 안듣고 자라겠냐 뭐.. 기분나빠도 어쩔수 없지. 생각했다.

그런데 그것 외 어린이집의 선생님들 태도에 대해 들어보면 '이건 아닌데...' 싶은 생각이 자꾸 들기 시작했다.

이미 어린이집을 보내고 있거나 이번에 같이 처음으로 만1세반을 보낸 가까이 있는 엄마들과 이야기를 해봤다.

그런데 나는 생각지도 않았던 이야기들을 들려줬다.

'단체생활인데 선생들도 애들 길들여야지 않겠어','질서를 잘 지키지 않는 애들은 적응 못하는 애로 찍힌다더라',

'선생님이 질서를 잘 지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선생님 네명이 말도 안통하는 돌쟁이 애들을 어떻게 한명씩 신경쓰겠어?',

'기저귀 가는 것도 시간 맞춰놓고 하는 것 같더라','우는 애들 다 안아주면 선생 노릇 오래 하겠어?'

'애들끼리 놀게 하다가 싸우거나 우는 애들 있으면 그때 개입한다더라'..

상급반 애들이 밥먹으러 식당갈때 한줄로 줄서서 한명도 빠짐없이 질서를 잘지키고 가더라는 이야기를 떠올렸다.

아차! 싶었다.

어린이집부터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이구나는 생각에 정신이 바짝 드는 느낌이다.

단체생활.. 그래 단체생활이지.

질서.. 그래 여러 애들이 있는데 사고없이 잘 돌보기 위해서는 질서를 강조해야겠지.

부적응.. 이런 단체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면 부적응으로 찍히는건가

길들이기.. 우는 애들 길들이는 방법이울어도 엄마는 오지 않으니 포기하고 현실을 받아들이게 하는 것.

효율성.. 적은 교사수에 어떻게 애들을 오랫동안 관리(?) 하겠어.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야겠지.

이게 현실인데 나는 뭘 보고 있었을까.

일요일에 부랴부랴공동육아 어린이집을 찾아봤다.

서수원 금곡동에 사이좋은 어린이집이 있었다. 공동육아 어린이집부터 시작해서 방과후교실, 급기야 대안학교인 자유학교까지 함께 있는 곳이었다.

주위 환경?

정말 시끄러웠다. 차소리가 아니라 지저귀는 새소리에.

냄새 많이 났다. 매연냄새나 화학약품냄새가 아니라 소똥냄새가.

칠보산 등산로 입구에 자리 잡은 작은 건물이었다.

그곳에 애들 보내는 부모들이 출자하여 직접 운영하고 교사를 채용하고 이끌어나가는 곳이다.

그만큼 시간도 돈도 많이 들겠지만 이 아파트값 무지 안오르는 이곳으로 이사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이 들었다.

홈페이지에 올려져 있는 아이들의 사진을 봤다.

도랑 내려가있는 애들을한명씩 댕기고 협동하여 올려주기를 하고 있는 살려주기놀이 사진,

플라스틱이 아닌 나무로된 블럭으로 모니터와 마우스를 만들고 있는 아이 사진,

보자기를 쓰고 매고 목청껏 자유롭게 춤추며 합창하는 아이들,

참개구리를 잡아서 어떻게 할지를 의논하는 아이들이 보였다.

그런데 결정이 쉽지가 않다.

일단 여기는 만 30개월이상이어야 등원가능하고 해마다 반 구성이 달라지기때문에 내년 3월에 딱 30개월 들어서는 재서가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얼마든지 더 봐줄수 있다고는 하시지만 부산에 혼자 계시는 아빠도 맘에 걸리고..

회사까지의 출퇴근 시간도 상당히 들고...

어쩌면 어쩌면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렇게 말해주는 주위 엄마도 있었다. 덤덤하게 받아들이라고....

여러가지 문제가 걸려서 결정이 쉽지가 않다.

재서는 오늘 오전에가서 또 얼마나 울었을까...

울면서 달래주지 않는 선생님들을 보며 엄마, 아빠, 외할머니가 모두 저를 불행하게 만들려한다고 내적 불행을 키우고 있진 않을까.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