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육아상식 2006. 1. 3. 12:44

[꽉찬 15개월] 반항기

재서의 반항
15개월 꽉찬 재서.
모유를 끊고 나서 요즘 완전히 반항 아기로 돌변해 돌아왔다.
주말에 시댁에 갔는데 반나절이 지나도록 할아버지 할머니는 안아보지도 못하셨다.
지 몸에 손이라도 댈라치면 손을 탁 뿌리치며 '씨~' 하고 째려본다.

할머니가 사과 긁어주니 그때서야 뽀뽀하고 사랑해~ 하고 오만 애교를 다 떠는 걸보고선
쬐깬한 니도 뭘 먹으면 이리 좋아하는데 어른들은 오죽하겄냐 하셨다.
물론 하룻밤 자고 나니 롤백되어 다시 친해지는데 또 먹을게 필요해졌다.

자기전이나 자고 난후 뗑깡이 장난 아니게 심해졌는데 이젠 울음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할퀴고 아씨~ 하고 째려본다.

외할머니는 그런 짓도 한때라고 엄마 아빠랑 자주 못노니깐 애정을 받고 싶어하는 거라고 다 받아주고 더 사랑해주라고 하시는데,
재서 아빠는 울던지 욕하던지 땡깡 부리면 무시하자고 한다.
한번은 잠오기 전에 울면서 땡깡부리는데 무시하고 방에 들어가 잔 날 밤 새벽에 깨서 30분을 목놓아
눈물을 줄줄 흘리며 울어제끼는 통에 아주 혼이 난 후로 자기전에 잠투정은 받아주기로 했다.

일관성을 보이긴 해야하는데, 둘 다 맞는 말 같아서 아직 헷갈린다. -_-;
그래서 욕하거나 할퀴면 야단치고 그냥 울거나 잠들기전에 땡깡은 받아주고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에서 다른 엄마들에게 물어보니 놀이치료가 최고인것 같다고 한다.
내 아이가 달라졌어요에 나오는 걸 보면 항상 아빠가 아이와 놀아주는걸 빼놓지 않는데,
아직 새로 시작한 일때문에 그럴 여유가 없어 보여 얼마 동안은 이 엄마가 두 배의 노력을 해야할 듯 싶다.
스마트 러브. 그거 정말 생각대로 쉽게 되지 않는다.

아는 체하고 싶어하는 재서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생긴 것일까?
책을 보면 뭘 아는척 하고 싶어 안달이다.
책에서 곰인형이 나오면 곰인형을 찾아와 그림에다 딱 대며 응? 응? 한다.
신발이 나오면 신발을 찾아오고, 공이 나오면 공을, 트럭이 나오면 트럭을 찾아온다.
그래서 요즘 한참 좋아하는 책이 '찾아보아요'이다. -_-;
칭찬을 해주면 눈을 찡그리고 손뼉을 치며 민망하다는듯이 웃어준다.
책 내용 따위엔 관심도 없고 지가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데만 한창이다.
몇 번 칭찬해주며 궁디를 톡톡 두드려줬더니 효과가 아주 만점이다. ㅋㅋ

제일 요긴한데가 기저귀 갈 때이다.
기저귀 갈까? 기저귀 가져와하면 가지고 와서 주고 지는 딱 드러눕는다.
기저귀 갈아주고 잘했어요~ 하면 좋아서 입이 헤벌쭉~
벗은 기저귀를 돌돌 말아서 "휴지통에 버리고와" 하면 두 손으로 공손하게 들고 휴지통 뚜껑을 열고 탁 버리고선
쳐다보고 지가 먼저 손뼉을 친다. 손뼉 쳐달란 말이지... ㅋㅋㅋ
방바닥에 휴지를 보면 뭐든지 휴지통으로 가서 버린다.

어지르기의 명수인 엄마 아빠 사이에서 기특하게도 깔끔한(?) 아기가 나왔다!!


볼풀공에 이어 이번엔 자동차
지겹토록 가지고 놀던 볼풀공 대용으로 이젠 자동차를 무지하게 좋아한다.
제법 큼지막한 트럭 한대, 무선 조정기가 있는 레이싱용 짚차에다 이번 크리스마스때는
재서가 탈 수 있는 지붕차와 미니카 세트 18개를 선물받아 자동차의 세계이 빠져산다.
거기다 블럭으로 길게 이어 이어 기차를 만들고 동물들을 태운 후 칙칙 폭폭 소리내며 하는 기차 놀이는
하루 중 빠지지 않는 일과이다. 그런데 이 엄마는 지겹다. ㅠ.ㅠ

책을 보더라도 차가 나오는 페이지만 읽고 또 읽고 또 읽어달라고 들이댄다.
이건 또 '걸어보아요'에 나오는 굴삭기와 트럭으로 모래를 나르는 페이지와 도로에 차들이 줄지어 가는 페이지이다.
머슴아라고 그런걸까? 그건 아니지 싶다.
집 앞에 도로라 어릴때부터 밖을 쳐다 보면 차만 보여서 차에 대해 말해주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2006년..
무엇보다 우리 재서가 아프지 않고 쑥쑥 잘 크고 내적 행복이 가득한 아이로 키워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