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육아상식 2010. 11. 4. 12:33

부루마블 게임

11월 1일 창립기념일이라 가까운데 단풍구경이라도 갈려고 나섰더니 재서가 부루마블게임을 사러 가자고 한다.

서윤이도 있고 보현이도 있으니깐 자기도 갖고 싶었는지 아무데도 가지 말고 첫번째로 그거부터 사러가자고 했다.

특별한 날이 아니면 장난감을 안사기로 한 터였지만

3일날 수술할꺼라 좀 멀리가서 장어도 좀 먹이고 저녁에 오는 길에 이마트가서 사와서 저녁먹고 시작했다.

하도 오래전에 한거라 기억이 가물가물했는데, 재서 아빠가 다행히 하나씩 기억해내어 한시간 반가량을 하고

끝내려 하니 파산한 재서가 울며 불며 판을 엎고 흐트려 버렸다.

그렇게 20분 가량을 엉엉 울고 할머니한테 가서야 진정이 되어 잠이 들었다.

파산하기전사놓았던 카드를 돈으로 바꿔서 통행료를 낼때부터 사실 불안해하고 어두워지기 시작했는데,

재서가 파산했다는 말을 듣자 눈물을 콸콸 쏟으며 흥분했다.

부루마블게임.

초등학교 4학년인가 5학년때 친구네 집에 가서 처음 보고 그 친구네집에서 몇 번 해봤던 기억만 있었는데,

해보니 재서랑 별로 하고 싶지 않은 게임이다.

처음부터 아이랑 하기때문에 어느 정도 갈지를 정했어야 옳았을까?

재서가 사놓은 땅과 건물을 돈이 없어서 되팔았는데 은행에 되판걸 내가 사게 되는 지점까지 가버리고 말았다.

내 카드가 점점 많아지고 돈이 많아지자 재서는 자꾸 "나는 엄마편~" 했고

재서아빠는 "이 게임에서 누구편은 없어" 했다.

돈을 자꾸 잃어가는 재서가 자꾸 나는 엄마편을 이야기하자

재서아빠는 게임룰대로 하지 않으면 안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몇 번을 돌고 나니 재서는 파산했고 게임은 끝났다.

재서가 아니 누구나 궁리를 해서 게임을 이길 방법은 거의 없다.

주사위를 잘 던져서 좋은데 자꾸 걸리는 사람은 땅을 사고 건물을 올리고 거기다 높은 통행료를 받을 수 있는 반면,

몇 번 뒤쳐지게 되면 통행료는 자꾸 나가고 사놓은 땅이나 건물을 다 팔고 파산할 수 밖에 없다.

거기다 타이페이는 5만원이고 베를린, 파리 이런데는 30만원이 넘는다. 뭐 이런....

뭐 애들한테 좋은 게임이 어디 있겠냐만은 금지시키고 싶을 정도로 내가 많이 불편하고 거슬리는게 사실이다.

재서에게 엄마는 재서가 안했으면 좋겠다고 얘긴 했지만

아마도 수술하고 어린이집 안가고 있는 날 아빠가 집에 있으면 아빠한테하자고 조를것이다.

게임을 해서뭐가 만원짜리이고 50만원짜리인지는 알아지겠지만,

이 게임을 잘해서도, 잘 못해서도 아이가 보고 느끼는 것은 냉정한 자본주의의 본성일 뿐일 것이다.

게임일뿐인데 그렇게까지 생각할 필요가 있냐고 할 것 같아서 이야기를 못꺼내고 있지만

재서아빠와 이야기를 해봐야할 것 같다.

100원짜리 500원짜리 동전도 제대로 모르는 재서, 그동안 엄마가 사는데 필요한 지식을 알려주는데 너무 소홀했던 것 같다.

앞으로는 심부름도 시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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