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육아상식 2010. 10. 11. 12:28

주말 지낸 이야기

지난 주 토요일은 자유학교 설명회가 있던 날이었다.

오전에 2단지까지 갔다가 올라오는 간단한 산책 중에 이야기했더니 가기 싫다고 버팅겼다.

그럼 재서는 집에 있고 엄마 갔다 올께 했더니 가위바위보로 정하자고 했다.

자기가 이기면 집에 있고 엄마가 이기면 같이 가자고 했다.

싫다고 했다.

엄마는 내년에 재서를 어떤 학교에 보낼까 고민중인데 설명회를 꼭 들어봐야겠다고 했다.

결국 가위바위보를 해서 내가 이겨서 일단 자유학교 설명회에 갔다.

다행히 어린이집 친구들이 많이 와 있어서 오랜만에 옛터전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잘 놀았다.

설명회를 듣고 대략 엄마 아빠의 마음은 여러가지 현실적인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유학교로 마음을 굳혔지만 이제 정작 재서의 마음은 학교를 안가고 싶다는 거였다.

학교 안가고 집에서 수연이랑 할머니랑 계속 놀면 좋겠단다. 허걱..

친구들은 다 학교를 가기때문에 같이 놀 친구도 없이 심심할꺼라고 하니 그래도 괜찮단다.

왜 가기 싫냐고 하니 공부를 하기 싫어서란다. 또 허걱..

공부라니! 지가 언제 공부를 해보기나 했다고 그러나..

한글도 모르고 이제 겨우 지 이름 석자 쓸줄 아는 녀석이 언제 공부를 해봤다고 하기 싫다고 하는 걸까.

뭐 저도 이러 저러한 풍월도 들은 건 있나보다. ㅋㅋ

만약 꼬옥 가야하는거라면 상촌초등학교를 갈꺼란다.

이유가 뭐냐고 물었더니 이유도 없단다.

할머니의 세뇌교육이 제대로 먹힌 듯 하다.

자유학교 입학 전형중에 하나가 아이와의 면담(?)이란다.

아이가 원하지 않는데 부모가 데리고 와서 적응을 못하는 경우도 있었나보았다.

아이와의 면담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회에서 말씀하셨다.

어렵게 결정한 일을 이제 재서를 설득시켜야 한다니... ㅋㅋㅋ

토요일 자유학교 설명회를 하면서 장터가 같이 열렸다.

오랜만에 아는 아빠들을 만나 나는 설명회 들으러 들어가 있는 동안 막걸리 다섯잔에 얼굴이 벌개져 있었다.

터전 주변에 태풍의 흔적인지 나무가 많이 베어져 있었다.

재서 아빠 앞 뒤 안재어보는 성격에 재서에서 내일 아빠랑 저 나무 가져다 나무 장난감 만들까? 물었다.

재서는 좋아서 당장 '어!' 한다.

일요일 오전 영은아빠한테 가서 조각도도 빌리고 다시 옛 터전으로 가서 찜해둔 나무를 차에 실어 왔다.

오다가 오랜만에 대원옥가서 냉면 먹고 모자라 보영만두 가서 또 쫄면이랑 만두를 사서 집에와서 먹고 나서

재서 아빠가 뻗었다.

수연이 재우느라 나도 뻗었는데 한 시간 가량을 수연이랑 재서랑 놀다가 저녁 6시가 다 되어 드디어 시작했다.

나무 껍질을 칼로 깍아내는데 한 시간 넘게 걸렸다.

재서도 얇은 나뭇 가지를 아빠가 알려준대로 칼로 깍다가 또 숟가락으로 깍다가 나름대로 열심히 껍질을 벗겼다.

어찌나 몰두하는지 그 모습이 참 예뻤다.

수연이도 오빠가는 하는걸 보고 따라 하느라 바빴다.

두 시간 가량을 힘을 써서 만든 건 겨우 솟대 1개.

재서 아빠는 또 힘들다, 두 시간해서 이거 만든게 다다 푸념했지만 나는 작은 결과물이라도 뭔가 만들어낸게 참 좋았다.

껍질을 벗기기 힘들었을 때는 이걸 언제 다 벗겨서 장난감 만드나..

그냥 다듬어진 나무 사서 할껄 그랬나 했지만

중간 과정 생략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해보는게 중요하다는이야기의 뜻을 요즘에야어렴풋이 깨닫고 있기때문에

기분 좋게 끝까지 할 수 있었다.

껍질을 벗겨놓은 나무가 있으니 다음 주에는 바로 만들기를 시작해도 좋을 것이다.

토요일은 재서 데리고 답사 수업 참여했다가 일요일엔 또 온 식구가 모여 장난감을 만들어야지.. ^^

피곤했지만 뿌듯한 주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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