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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개월]`나`를 인지하다
요즘 수연이가 자주하는 말은 엄마 다음으로 '나! 내!'라는 말이다.
밥도 자기가 떠먹으려고 '내! 내!' 하고, 옷도 입혀주려하면 도망갔다가 '내! 내!' 하며 자기가 입으려고 한다.
윗도리를 입기 위해 목을 끼울 구멍을 유심히 찾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개어져있는 옷에서 목을 넣을 공간을 만들려고
붙어 있는 앞뒷면을 조심조심 뗀다.
머리가 나올데로 머리를 넣기도 하고 팔이 나올데로 넣어보다 결국 제대로 목까지는 끼우기를 기다렸다가
팔을 끼워주면 순순히 받아들인다.
바지도 다리 하나는 끼웠다가 다른 한짝은 끼워주면 순순히 따라온다.
자기가 할 수 있는데까지는 꼭 하고 싶어한다.
전화가 오면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일이 생기면~' 노래가 깔리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것처럼
쌩~ 하니 달려나가 핸드폰을 주인에게 갖다준다.
엄마 핸드폰은 엄마한테, 아빠 핸드폰은 아빠한테, 할머니 핸드폰은 할머니한테.
재서한테 심부름을 시켜도 '내! 내!' 하면서 수연이가 먼저 달려나가기저귀도, 손수건도 갖다준다.
혼자 걸을 수 있게 된 이후, 어떤 일이든 스스로 혼자서 해낼수 있다는 것에 대해 뿌듯해하고 즐긴다는게 느껴진다.
뿐만 아니라, 이건 재서를 키우면서 보지 못했던 부분 같은데, 바로 '공감능력'이다.
이번 여름 휴가를 다녀오면서 끝에 보은 할아버지댁에 갔었다.
할아버지께서 만들어주신 오골계 삼계탕을 먹으면서 고추를 먹다가 아빠가 매운 고추를 먹고 '아~ 매워 매워~' 하니
자기가 먹던 물을 건네준다.
자기가 하는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에 대해 캐치도 잘해내어서
먹을 것이 있어도 자기꺼만 고집하지 않고 여러 사람에게 나눠주는 기쁨도 느끼는 것 같다.
수연이의 이런 성향(?)들이 재서에게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뻣뻣하던 재서도 부드러워지는 느낌이 자주 들고 물론 엄마한테, 할머니한테 더 사랑받기 위해서이기도 하겠지만
부끄러워하면서도 이제 어른들한테 인사도 한다.
어제는 거실을 치우다가 앉다가 장난감에 찧였어 아파하니깐 재서가 다가와서 엉덩이를 문질러줬다.
지금까지 키우면서 이런 상대방이 아파하는걸 '공감'해서 '위로'해주는 행동은 처음 본 것 같다.
수연이가 오빠를 할퀴려고 해도 손목을 잡을 뿐 대응한다고 심하게 굴지는 않는다.
물론 재서의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수연이는 오빠를 보면서 배우고, 재서는 수연이게서 힘없는 사람, 동생을 돌보고 양보할 줄 아는 걸 배운다.
학교를 다니면서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배우는 '사회성'이라는 것도 있지만
형제들끼리 어려서부터 부대끼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는 '사회성'은 뭐랄까.. 한 인간의 뿌리를 형성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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