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육아상식 2010. 7. 9. 12:19

아들을 키우는 일

월드컵을 계기로 축구를 더욱 좋아하게 된 재서가

어린이집 마당에서 축구를 하다가 부잣지 밥상에서 만들어놓은 시멘트 바닥에 넘어져서 무릎이 까였다.

한번 까인데다 같은 날 오후에 또 한번 까여서 상처가 심하고 부어 올랐다.

민들레가 병원에 가야할 것 같다고 말씀하셔서 엄마가 1단지쪽 내과를 며칠 동안 다니며 염증 치료를 했다.

살이 많이 까졌고 염증이 있어서 한동안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고 집에서만 있다가 나을때쯤 되어 보냈더니

그날 당장 또 같은 쪽을 까여서 왔다.

많이 속상했다.

할머니가 축구하지 말아라고 했다고 바깥에서 우두커니 앉아 부러운 눈으로 축구하는 친구를 바라보는게 안타까워

나비가 조심해서 하자~ 하고 하게 했는데, 바로 까인것이다.

얼마나 부럽게 쳐다봤으면... ㅋㅋ

속상해서 축구할때 차는 무릎보호대 같은게 없을까 싶어 재서아빠한테 문자를 보냈더니

"하지마~ 오바야" 한다.

재서는 축구를 하고 싶은데 항상 다치던 쪽만 다치니 다치지도 않고 축구도 할 수 있는 방법이 왜 오바란 말인가.

어쨌든 근 열흘 가까이를 어린이집 땡땡이를 치며 상처를 치료하는 동안 집에서 온몸을 뒤틀었다.

다행히도 보조바퀴를 뗀 두 발 자전거가 있어줘서 하루에 꼭 한번은 중앙공원으로 나가 몇 바퀴 쌩쌩 달려주는걸로

마음을 달랬다.

아들을 키우니남자들이 저렇게 크는거구나. 남자들의 세계(?)가 저렇게 만들어지겠구나 싶은 때가 요즘 종종 있다.

7살이된 재서는몸, 힘, 순발력, 판단력이 따라주니 축구나 두 발 자전거에 푹 빠져있다.

축구는 보는 건 별루로 하는 것 같고 무조건 공을 차고 달리면서 지들 나름대로 패스하고 지들 나름대로 골인을 시키면서

얼굴이 시커멓고 옷이 땀으로 흠뻑 젖는다.

두발 자전거를 타게 될 줄 알면서 "엄마 두 발 자전거 타는게 이렇게 재밌는 줄 몰랐어. 네 발 자전거랑 완전 달라" 라는 말을

수도 없이 한다.

나는 자전거를 못 타봤다. 크면서 타보고 싶은 마음을 가진 적도 없었다.

그래서재서가 새까만 얼굴에 눈을 반짝이며 새로운 세계를맛보는 행복한 얼굴로 그 말을 할때면 한 번도 꿈꿔보지 않았던

자전거 타기에 동경이 생기게까지 된다.

지난 주말에는 중앙공원에서 두 발 자전거를 타며 한바퀴 돌고 내 주변쪽으로 와서는 엉덩이를 들어 서서 타는 시늉을 하거나

한쪽 페달 발을 떼서 다른 발위에 올렸다 다시 원위치 시켰다 하기도 하고,

한쪽 손잡이를 놓고 타는 시늉을 하는 등 자기가 얼마나 잘타는지 과시하는 듯했다. ㅋㅋ

그때마다 나는 "우와~ 재서야 멋있어!" 하며 엄지손가락을 올려줬다.

고슴도치 엄마 눈에는 새까만 얼굴에 땀을 흘리며 바람을 일으키며 쌩쌩 두 발 자전거를 타는 아들이 너무 멋져 보였다.

바람을 일으키며 달린 표시로 앞머리가 뜬채로 가르마가 자연스레 난, 머스마로 훌쩍 자란 재서.

엄마한테 와서 잠시 머물다 다시 휑~ 엉덩이를 들고 능숙한 포즈로 자전거를 타는 재서의 뒷모습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나 스스로 한번도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는 축구나 자전거 타기였는데...

내게 온 아이를 통해 또 새로운 세계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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