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육아상식 2010. 6. 15. 00:23

요즘 사는 이야기 주절주절

수연이가 1주일간 다시 아팠다.

지난 주말 더워서 머리를 감기고 거기다 아빠 목욕하는데 들어가고 싶어해서 같이 들어가서 놀고

것도 모자라 나와서 또 물장난을 하고 싶어해서 좀 놀게 해줬다.

날씨가 더워 괜찮을 줄 알았는데, 맑은 콧물을 흘려주시더니 주중에 아빠가 사온 족발을 우적우적

넘기고 한 시간뒤 열이 펄펄 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1년 가까이 하고 있는 T/F에서 시스템 오픈이 얼마 남지 않아 매일 10시가 다 되어 퇴근을 하고 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아 매일 스트레스에 잠도 못이루는데, 수연이까지 아파 주말에는 거의 내 몸에서 떨어지려고 하질 않았다.

종일 안고 업었더니 오늘 월요일 아침엔 허리 아래로 아주 내려앉을 것 같이 아팠다.

몸도 몸이지만 토요일 아무것도 모르는 아들 녀석이 한 말에 마음까지 더 쓸쓸했다.

토요일 아침을 먹는데, 재서 왈

"엄마는 집에만 있으면 갑갑하지 않아?"

"엄마가 요즘 회사일이 힘들어서 쉬고 싶은 마음이 많아서 그래.."

"뭐가 힘들어? 집에서 맨날 쉬잖아."

"엄마가 맨날 밤늦게 와서 오면 바로 수연이 재우는게 일인데 언제 맨날 쉬었냐?"

"그게 쉬는거지~"

헐... 이녀석 말하는 것 좀 보게?

옆에 듣던 엄마가 말씀하신다.

"재서야 느그 엄마 참 불쌍하다. 쯔쯧~"

아마도 주말에 저랑 같이 안나가놀아주는데 대한 항의인 것 같다.

재서한테 써줄여유가 없는게 늘 미안하지만 친정엄마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아이 둘 키우면서 직장맘하기 정말이지.. 진짜고단하다.

주말, 특히 토요일은 비몽사몽간을 헤어날수가 없다.

아침마다 몸으로 들이 붓는 커피와 비타민C의 각성제가 없어서인것 같기도 해서 참고 참다가 커피를 한컵 마시면 정신이 좀 든다.

지난 주 재서아빠가 드디어 큰 일을 해내셨다.

하나로 TV 서비스를 스스로 끊은 것과 만 2년동안 벼르던 책장을 만들었다.

TV 유선 방송은 한참 전에 내가 서비스 중단했었다.

재서아빠의 동의와 재서의 동의, 엄마의 동의를 얻어 재서와 달리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TV에 심취하는 수연이가

걱정되어 중단했었다.

그러다 재서아빠가 하나로 TV에서 서비스되는 IPTV를 혼자 몰래 보기 시작하다가

독한 딸때문에 애 키워주면서 드라마도 못보게되어 핸드폰 DMB로 엄마가 드라마 보시는 걸 재서아빠가 IPTV 보는 방법을

알려드리고 결국은 재서까지 습득하게 되면서 다시 온가족이 TV를 보게 된게 좀 되었다.

근데 재서와 수연이 아침부터 TV 어린이 프로그램에 넋을 잃고 빠져 있는 걸 보고는 재서아빠가 열받아서 확 끊어버렸다.

재서아빠는 칭찬해달라고 하는데.. ㅋㅋ

근데 그 과정이 참 어른이 제대로 행동한 것 같지는 않다.

TV를 끊자고 이야기 나오고 재서는 괜찮다고 한게 한참이나 지나서 서비스 중단을 했는데,

또 다른 어른은 다른 식으로 보고 있다가 아이들이 빠진 걸보고 확 다시 끊고...

또 다시 요즘 컴퓨터로 TV중계해주는 곳을 찾아 보고 있다.

아이에게는 제한을 하면서 컴퓨터를 할 줄 아는 어른은 다른 방식으로 보고 있다?

큰 일을 하긴 했는데, 그 과정에서 그리고 그 후지금 또 다른 안좋은 부모의 모습을 아이에게 남겼다는 생각에 썩 유쾌하지는 않다.

방모임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유해한 TV를 보지 않는 일, 몸에 좋지 않는 첨가물이 들어간 음식을 먹지 않는 일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걸 어떤 과정으로 가려내고 실천해가는가인 것 같다.

가족이 함께 합의되는 선을 만들고 모두 스스로 지켜내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한번에 끊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경험이

될텐데, 나는 나혼자재서아빠나 재서에게 너무 턱없이 높은 선을 은연 강요해서 앎과 삶을 더욱동떨어지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서아빠가 많이 노력하고 있고, 바뀌려고 애를 많이 써줘서 고맙다.

책장은 너무 마음에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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