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육아상식 2010. 4. 16. 12:58

[15개월]오빠를 좋아하다

에고고.. 12개월 이후 벌써 15개월째로 넘어와 버렸다.

수연이.. 오빠를 무지하게 좋아하고 오빠가 하는건 다 따라하고 갖고 싶어한다.

심지어 바깥에 나가면 엄마 아빠 손을 뿌리치고 오빠 손만 잡고 아장아장 걷는다.

재서는 수연이가 자기 손잡고 수연이 가고 싶은데로 오빠만 의지하고 가는데 대해 겁을 내어하지만,

엄마보고 빨리 따라 오라며 채근하면서도 어른에게처럼 손을 뿌리치지 않고 끝까지 잡고 있어 준다.

아직은 키 차이가 많이 나는 남매가 손을 잡고 동생 보폭에 맞춰 걸어가는 뒷모습은 정말,

부모라면 가슴 벅차오르는 장면이 아닐수 없을 것이다.

많은 부부가, 가족이, 이런 말이나 논리로 설명될 수 없는 잔잔한 행복감들을 켜켜이 쌓아가며

서로 맞지 않아 아웅대며 사는 걸림돌 시절을 묻으며 살아낼수 있는게 아닌가 싶다.

손의 움직임은 확실히 섬세하다.

빨래를 널때 따라와 수연이도 손수건을 탈탈 털어 너는 시늉을 하는데, 가끔 손수건 네 귀퉁이를 반듯하게 펼쳐

바닥을 닦는 시늉을 할때도 있다. 그럴때 한손으로 한귀퉁이를 잡고 다른 손으로 쭉 쓸어 다른 귀퉁이를 잡아내는 폼이

아주 능숙해서 깜짝 놀란다.

요즘 종이 접기에 빠진 오빠따라 색종이를 갖고 놀기 좋아하는데, 한번만 접어줘도 좋아라 한다.

춤은 재서때도 느꼈지만 인간의 본능인가 싶다.

재서는 노래를 틀어주면 다리를 벌려 엉덩이를 빼고 무릎을 구부린채 엉거주춤 춤을 잘 했는데.. ㅋㅋ

수연이는 제법 춤사위(?) 가 있다. 한바퀴 뺑 돌고, 까치발을 했다가, 손도 나름 움직이여 가며 발레 같은걸 한다. 오호!

재서 네 살때 어린이집에서 많이 들었던 국악동요CD를 아주 좋아한다.

맨 마지막 자장자장을 잠잘때 틀어놓으면 잘 자주기도 한다.

수연이는 정말이지 애교만점이다. 앞으로 커봐야알겠지만 엄마과는 아니다.

아마도 재서 아빠가 여자였다면 애교가 많았을 것 같은데, 아빠과 같다.

좋으면 어깨를 으쓱 올리며 눈을 반달눈을하고 웃는데.. 아! 우리집에서 누가 저런 표정, 저런 몸짓을 절대 하는 사람없는데

자기가 좋으면 그러는게 너무 신기하고 귀엽다. 귀여워 죽는다.

반면 마음에 안들거나 마음이 안좋으면 가만 있다가도 뒤로 벌러덩 자빠져 우는 헐리웃액션을 보인다.

사실 이때 받아주면 안되는데, 주중에 수연이와 지낼 시간이 거의 없는 엄마로썬 이런 짓조차도 이쁘게 보인다.

그래서 응.. 수연이가 기분이 안좋아? 하며 달래주는데,

재서는 그게 마음에 안들어 "수연이 가짜로 우는거야. 엄마가 받아주면 안되는데.. "한다.

오늘 아침, 자주 가는 아이키우며 육아일기 쓰는 블로그를 보고 가슴이 뻐근했다.

'순이가 달아나면
기인 담장 위로
달님이 따라오고

분이가 달아나면
기인 담장 밑으로
달님이 따라가고

하늘에 달이야 하나인데
순이는 달님을 데리고
집으로 가고

분이도 달님을 데리고 집으로 가고'

엄마는 시에서 나오는 달 처럼 이 아이에게도, 저 아이에게도 달이어야 한다. 달이다 라고 한다.

평소엔 잘 모르지만 문득 올려다보면 나를 비춰주고 있는 달빛을 알게되는 것처럼

늘 그자리에 변함없이 지켜주고 바라봐주고 있어주는 달같은 '엄마'가 있어

세상 어두운 곳에서도 길을 잃지 않고 내 자리로 올아오는 것이란다.

요즘 재서에게 그 달이 되어 주지 못하는 것 같아 블로그를 읽으며 내내 가슴이 아팠다.

얼마전 재서에게 수연이를 더 돌봐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해주면서 이해를 바랬던게 있어서 더욱 마음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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