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육아상식 2005. 11. 2. 12:02

책읽기

재서가 2개월때였던가? 우연히 출산전에 사뒀던 배넷아이 그림책을처음 보여줬다.

어찌나 좋아하고 옹알이를 잘 하는지 큰소리로 까르르대는게 좋아서 그림책을 계속 보여줬다.

방안에서 옹알이를 하면 주방에서 달그락거리며 설겆이하는 외할머니가 다 시끄럽다할 정도였으니...

백일도 안된 아기가 그러니 혹시 영재가 될 머리가 있는게 아닌가 싶어 얼마나 뿌듯해했는지 모른다. ㅋㅋㅋ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그 즈음 아기는 아직 칼라를 인식하지 못하고 흑백만 가릴 줄 알며 오히려 칼라를 많이 보여주는게 안좋다고 했다. -_-;)

그 후로 우연히 푸름이 사이트를 알게 되었고 매일 그 사이트를 들락거리니 쇠뇌되어 우리 재서도 독서영재 푸름이처럼 키울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회사복귀전까지 열심히 재미있게 책을 보여줬다. 동물 소리를 내게 하는 까꿍놀이책은 재서가 처음으로 좋아했던 책이고 무뚝뚝하고 심각한 이미지였던 예전의재서엄마를 깨버렸던 책이었다.

복귀하면서부터는 처음처럼 그렇게 책을 잘 읽어주지는 못하고 모유 수유에 더 열을 올리는 바람에 책은 멀리하게 됐다. 더욱이 재서가 손가락을 자유자재로 쓰기 시작하면서부터는 한 페이지를 가만 보고 있질 못하고 계속해서 책장만 넘겨댔다. 책 보다는 책장 넘기는걸 더 좋아하는듯했다. 그러면서 슬슬 푸름이와 같이 독서 영재로 키울 수 있다는 은연중의 희망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사실 푸름이 엄마는 엄마의 그런 욕심을 제일 경계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그렇게 한참을 책장 넘기고 이리 덮고 저리 덮는데 열중이던 재서가 달님 안녕 책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보여줘도 관심도 안갖더니.. 보드 북이 아니라 구름아저씨가 달님을 가리는 장은 많이 꾸깃거리고 쨌다 붙였다를 여러번해서 책이 걸레가 됐다. 그런 책이 요즘 하나 더 생겼다. 베넷아이에서 산 오줌싸개 통통이 를 누가 낳았을까요라는 책이다. 이것도 보드북이 아니라 앞은 반 절이 다 째져서 없어졌고 중간부터서 있다.

그래도 이 두 책을 제일 좋아한다. 심심하면 들고 와서 들이댄다. 외할머니는 통통이책의 찢겨져나간 앞 부분을 줄줄 외고 계신다.

글이 많아 아직 적당하지 않을텐데도 읽어주면 그림은 안보고 내 입만 열심히 보면서 듣고 있다. 그림은 지혼자서 넘겨 본다.


그림이 예쁜 이야기 책 두 가지와 함께 좋아하는게 보리세밀화책이다. 그 중에서 나무야 안녕은 정말이지 지겨울 정도지만 재서는 이 책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무를 무지무지 좋아한다. 이 책을 접하기 시작할 무렵 근처 공원에 가서 처음으로 나무를 만지게 해주고 그 후 설악산에 가면서 많은 나무를 만지고 안게 해줬더니 그런가싶다.



그 외에도 고미타로 아기 그림책에서 모두 안녕은 가면처럼 책을 앞에 가리고 인사를 하면 너무 좋아하고 곧 자기도 따라했다.

이젠 한번에 여러 번 읽어달라고 하는 책이 점점 늘어가고 있고 책 종류도 다양해졌다.

재서 이제 13개월.

1년을 지나 보니 책을 많이읽히게 하고 싶었던 내 욕심도 마음 편하게 정리되고, 볼풀공처럼 지겹게 좋아하는 재서가 좋아하는 책들이 항상 쇼파위에 있다. 공 가지고 질리도록 논 후에는 쇼파 위에 올라가 책을 밑으로 다 내 던지고 그 다음부터 째기도 하고 보기도 하고 손가락도 집어 넣어보면서 놀고 있다.

얼마전에 푸름이 사이트에서 읽은 글인데, 나의 고민을 그대로 이야기하는 것 같아 무릎을 치게 했던 글이었다.

잊지 않으려고 우리 블로그에 퍼 왔다.

[펌]푸름이닷컴에서


일하는 엄마와 함께
| 글쓴이 : 책사랑 | 글쓴날 : 2005/08/01 | 조회수 : 6769 |


일하는 엄마와 함께





1. 엄마의 걱정

일하는 어머님들이 가장 큰 걱정은 아이들과 같이 하는 시간이 너무 적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랑을 줄 수 있는 시간도 적어 아이들의 정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닐까, 다른 아이들보다 뒤떨어지는 것이 아닐까 전전긍긍하게 되지요.

저는 감히 제안을 드립니다. 이런 전전긍긍하게 되는 불안함과 두려움을 치료해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그림책을 통한 아이와의 교감’이라고..

그림책은 하루종일 사랑하는 엄마와 떨어져 지낼 수밖에 없는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아이에게 늘 부족한 엄마의 속상함과 불안함을 달래줍니다. 아이와 엄마의 마음을 서로 이어주는 아름답고 소중한 고리역할! 그림책을 통해 단단한 끈으로 이어진 아이와 어머님의 마음은 서로 떨어져 지내는 낮 동안에도 보이지 않는 전류를 흘려보내듯 따스한 온기를 서로에게 나누어줄 테니까요.

좋은 창작 그림책을 즐겁게 읽어주시며 아이와 마음을 나누시다보면,
아이는 어느새 모든 인지영역에서 놀라운 발달을 가져올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뜻밖의 선물을 받았을 때 누리는 기쁨에 비견할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오늘부터라도 ‘하루 30분, 책사랑 시간’을 마련해 보십시오. 저녁식사 후 빨래와 청소를 30분만 뒤로 미루고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보며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십시오.



2. 짬이 없는 엄마

일하는 어머님들은 저녁 시간을 이용하여 책을 읽어주지 않으면 그림책을 읽어 줄 시간이 전혀 나질 않기 때문에 가끔씩 아이가 책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산만해지면 더욱 불안하고 답답해하십니다.
아이가 책을 읽어 달라고 가져오면 반색을 하며 정성껏, 재미있게 읽어 주려고 최선을 다합니다. 아이의 속마음을 헤아려 볼 겨를은 조금도 없습니다. 사실 직장생활에, 살림에, 이래저래 밀린 일에, 그야말로 시간을 쪼개어 저녁을 보내야 하는 엄마로서는 대여섯 권의 책을 읽어 주려고 마음을 내는 것조차 대단한 배려입니다.

사랑의 힘이지요. 아이는 그 모든것을 알고 있습니다. 피곤함을 무릅쓰고 자신에게 책을 읽어주려고 애쓰는 엄마의 마음이, 바로 '사랑' 이라는 것을 말이에요.

그러면 아이는 왜 읽어달라고 들고 온 그림책에 집중하지 못하고 딴 짓을 하는 걸까요?
아이는 사랑하는 엄마가 자신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을 무엇보다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루종일 그리웠던 엄마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아이는 그림책을 몇권 가져오는 행동으로 엄마를 기쁘게 해드립니다.

그러나 아이는 사랑하는 엄마와 놀고 싶습니다. 엄마 품에 안겨 한껏 어리광도 부리고 싶고, 엄마와 함께 재미난 놀이도 하고 싶지요.
이미 그런 소망으로 가득찬 아이는 엄마가 아무리 그림책을 재미있게 들려준다 할지라도 마음을 한 곳으로 모아 그림책의 세계에 푹 빠질 수가 없습니다.

책을 읽어 달라고 가져오는 처음 행동과는 달리, 계속 딴짓을 하는 아이의 마음속에 '책읽기' 는 '사랑하는 엄마와 함께 할 수 있고,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는 일'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렇다고 하여, 아이가 책을 싫어하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산만함이 지나쳐서 그런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렇다면, 아이는 아이나름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이때에, 어떻게 하면 아이가 딴청을 부리지 않고 책을 재미있게 보게 될까요? (아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함께 놀아주는 것' 이라 하여, 무작정 놀아줄 수만도 없지 않겠어요?) 그것은, 아이가,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책읽기에 참여할 수 있는 '그림책'을 마련하여, '책과 함께 즐겁게 놀아' 주시는 방법입니다.

그러한 그림책으로는, 「입체북인「깜짝깜짝 그림책 (전8권)」(아가월드),「척척 아저씨와 총총이」(프뢰벨),「메이지 하우스」(지학사)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그림책들은 평명적인 여느 그림책들과 달리, 동물이 입체적으로 튀어나온다거나, 아이가 직접 구성을 해 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어 아이가 책읽기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책읽기가 마치 신나는 놀이처럼 여겨지도록 이끌어 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즐겁게 놀아줄 수 있는 그림책으로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며 재미있게 함께 하다보면, 어느새 아이도 '책이란 신나는 놀이만큼이나 재미있는 것' 이라는 생각을 갖게 될 것입니다. 그러한 생각은, '행복한 책읽기'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다음에 소개하는 책들을 읽어주면서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시기 바랍니다.

‘외토리 사자는 친구가 없대요’(한림출판사)를 읽어주며 아이가
어린이 집에서 함께 지내는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시공사)를 보며 함께 갖가지 동물들의 울음소리를 재미나게 흉내내며,
‘까르르’ 함박웃음을 터뜨려 보십시오. 아이가 특별히 좋아하는 이유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안돼, 데이빗!’(지경사)을 읽어주며, 아이가 어느 때 가장 슬픈지, 또 어떤 놀이를 할 때 가장 신나는지, 아이의 마음을 살짝 엿보시며 꼭 안아주세요.
이 세상에서 가장 커다랗고 가장 따스한 사랑의 마음으로 말이에요.


이 글은 '책사랑님께 물어요' 란에 올려주신 책사랑님의 답변을
푸름이닷컴에서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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